 '너의 밤이 되어줄게' 속 이준영. 사진=SBS"또 가수 역할이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준영은 "노래도 부르고 연기도 할 수 있으니 기분이 좋다"라고 말한다. 지난해 KBS2 '이미테이션'에서 톱 아이돌 그룹 샥스의 센터 권력 역할로 오랜만에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이준영은 최근 종영한 SBS '너의 밤이 되어줄게'에서는 아이돌 밴드 루나의 메인보컬 윤태인 역을 맡아올라운더로서의강점을 발휘했다.
연예계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연달아 가수 역할이라는 점이 대중에게는 특징적으로 다가오지만 이준영은 그저 작품과 캐릭터가 좋아서 선택했을 뿐이다. 그는 "윤태인에게서 사람냄새가 난다는 생각을 했다. 전작도 아이돌 작품이고, 이번에도 아이돌 작품인데, 결이 다르고 역할 자체도 다르다. 전작에서는 감정적이었다면 이번에는 이성적이고 차가운 친구가 점점 변화한다. 그 과정들이 차이점이고,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룹 유키스의 멤버로 시작해 유앤비라는 그룹을거쳤고, 지금은 연기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배우'다. 음악과 무대 활동을 향해 남아있는 애정이 그를 이런 작품들로 이끌었을까. 이준영은 "미련이 남아서 선택한 건 아니다"라는 말을 건네면서 "나의 인생에서 밴드를 해볼 수 있을까 생각해 봤는데, 이번에 밴드의 메인보컬로 출연할 수 있어서 설 밴드라는 특별한 소재가 좋았고, 윤태인이 가지고 있는 아픔이 저의 손을 꼭 잡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너의 밤이 되어줄게' 속 이준영. 사진=SBS'이미테이션'이나 '너의 밤이 되어줄게'나 극중 그룹들은 각자의 곡과 무대를 가지고 있었고, 이 작업이 퀄리티 높게 이뤄졌다. 실제 존재하는 그룹인 것처럼 제작이 됐기에 밴드 멤버로서 이준영이 해내야 하는 몫이 있었다. 그는 "악기 연주에 대한 부담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라"고 말문을 열면서 "밴드라서 좋았던 부분은 무대 위에서 사방을 보면서 멤버들과 호흡할 수 있다는 거였다. 눈으로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충이 있었다면 악기가 처음이다 보니 어떻게 해야 소리가 잘 나는지 경험이 부족했다. 무식하게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라 손에 물집이 많이 생겼었다. 코드를 외우는 것도 어렵지만 기타 솔로를 외워서 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잘 하는 것처럼 보일까 생각이 많아서 힘들었다. 열심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인기 정점에 서있는 아이돌을 연기하면서 과거 활동 시절이 생각나기도 했을 것 같다. "월드와이드 스타인 루나처럼 저는 그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되레 톱스타라면 어떻게 행동할까 생각을 해봤다. 아이돌 분들의 입국 장면 같은 걸 찾아보면서 도움을 받았다"며 "편한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음악방송을 해봤기 때문에 어디에서 카메라가 들어오는지 그런 건 제법 익숙했다. 각도를 잡는 건 편했다"고 이야기했다.
싱크로율은 "20% 정도"라고 했다. "드라마적 허용이지만 루나가 월드와이드 아이돌 치고 별로 안 바쁘다. 저희끼리도 '월드와이드 아이돌이면 노래도 더 많아야 하지 않아?'라고 했다. 윤태인은 집밖에 잘 나가지도 않는다"며 웃었다. 숙소 생활을 하는 부분에서는 익숙함이 느껴졌다. "일본 활동 할 때 멤버들과 한 집에서 살아본 적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치열하게 씻고, 밥 먹고, 다른 멤버들을 깨우는 건 되게 비슷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너의 밤이 되어줄게' 속 이준영. 사진=SBS완벽해 보이지만 아픔이 숨어 있는 윤태인이 점점 변화해 가는 과정을 표현하는 것이 이준영에게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까칠하고 자기 할 일을 잘 한다고 생각하지만 남들은 모르는 고충이 있다. 상처가 많고 가시가 돋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가시들이 점점 잘려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윤태인 내면의 아픔은 '몽유병'이라는 행동으로 표출됐다. "텍스트로만 연구하고 공부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런 모습들을 보지 못했다"고 한 이준영은 "상상 속에서 만들어내야 했다는 점이 아쉽다. 세트장 구조를 외우거나 실눈을 뜨고 한 곳을 응시하면서 몽유병 상태의 윤태인을 표현하려고 했다. 다치면 안 되니까 세트장 동선을 다 외웠다"고 밝혔다.
이준영 뿐만 아니라 김종현, 윤지성, 김동현 또한 가수이자 배우다. 서로 공감대가 있을 법 하다. 이준영은 "제가 만났던 선배들은 연기적인 조언보다는 제가 상황에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서 제가 받은 만큼 돌려주려고 했다. 친구들도 그때 나의 감정과 비슷할테니 똑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싶어서 선배들이 했던대로 한 것 같다"며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했다.
정인선과의 연기 호흡은 말할 것도 없이 "너무 좋았다"라고 했다. 그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확실하게 끄집어 내주는 선배여서 감사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다. '너의 밤이 되어줄게' 속 이준영. 사진=SBS'너의 밤이 되어줄게'를 하면서 무대에 서는 카타르시스를 다시 느꼈을 것 같다. 그는 "연기는 끊임 없이 고민하고 순간순간 의심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현장의 상황에 따라, 그날의 감정에 따라 모든 것들이 바뀌는 순간이 짜릿하더라. 그런 경험들이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저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고 연기의 매력을 말한 뒤 "무대의 매력은 딱 끝나고 팬들을 바라봤을 때 여러가지 감정이 오간다. 이래서 내가 노래를 하고 있고, 지금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이유가 내 앞에 있구나 느낀다. 몇 천 분의 음성이 들리면 되게 황홀하다"고 비교했다.
출연 작품의 OST에 꽤 많이 참여하면서 계속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음악과 무대는 항상 좋다"라고 한 이준영은 "지금도 똑같다. 연기에 집중한다고 해서 나의 과거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 음악과 무대는 정말 소중한 곳이었고, 지금도 소중하다"며 지난 날들의 경험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너의 밤이 되어줄게' 속 이준영. 사진=SBS그럼에도 아이돌을 먼저 시작했기에 누군가는 편견을 가지기도 한다. 이준영은 "저는 아직 편견을 깨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며 "일찍 사회에 나와서 깨져보기도 하고 실수도 해봤다. 많은 경험을 해보고 나서 연기를 시작했더니 아이돌 때 감정을 끌어서 썼을 때 좋기도 했다. 돌아보니 좋은 기억도 많지만 슬픈 기억도 조금씩 있더라. 이런 감정들 덕분에 '너의 밤이 되어줄게' 같은 작품에서 더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던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렇기에 아이돌 역할 작품이 또 들어온다면? 이준영의 답변은 "굳이 안 할 이유가 있을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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