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정훈. 사진=김태윤 기자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분량에 관계없이 그가 출연하는 장면에서만큼은 주인공이다. 배우 김정훈이 바로 그렇다. 그는 지난 2020년 SBS '날아라 개천용'으로 처음 방송에 도전한 후 tvN '배드 앤 크레이지', JTBC '설강화' 등에 출연했다. '배드 앤 크레이지'에서는 마약 조직의 보스 정일수 역을 맡았고, '설강화'에서는 호수여대 시설 관리인 김만동(김종수 분)의 아들 김상범으로 분했다.
비교적 어두운 스토리텔링 속,강렬한 인물들이 다수 등장하는 작품에서특히 두각을 나타낸 김정훈은 "또 다른 작품으로 올여름에 인사드릴 계획이다. 앞으로 자주 다양한 작품에서 재밌는 이야기꾼으로 찾아뵐 것"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난 2009년 연극 '맥베스, 樂으로 놀다'로 데뷔한 김정훈은 오랜 기간 동안 공연계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특히 수많은 공연중에서도 '예술극'이라 분류되는묵직한작품에 주로 출연한 배우였다. 김정훈은 "공연 중에서도 좀 다양한 분야를 했다"라며 "이전에 했던 작품 중에 '사보이 사우나'라는 연극은 배우가 두 명만 나오는데, 제 파트너가 인도 배우였다. 최근 유명해진 '오징어 게임'에서 알리 역을 맡았던 아누팜 트리파티가 상대 역이었다"라고 동료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김정훈은 "사실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영화만 생각했다. 그런데 매체(드라마·영화) 쪽은 신기루처럼 연이 닿지가 않았다. 심지어 영화 오디션에 붙어서 기뻐했는데 알고 보니 방송연기학원에서 수강생을 모집하는 곳이었다"라며 "영화는 오디션이 너무 띄엄띄엄 있었지만 당장 연극, 무대에는 들어갈 수 있었다. 배우로서 누구나 연기 훈련이 끊기지 않길 바라는데, 공연에서는 그런 과정이 끊기지 않아서 더 매달렸던 것 같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2009년 데뷔한 이후로도 꿈을 접지 않았던 김정훈은 "이제 좀 (꿈을)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래서 2019년 겨울 12월부터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덕분에 '날아라 개천용'을 하게 됐다"라고 드라마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배드 앤 크레이지' 김정훈. 사진=tvN'배드 앤 크레이지'에서 김정훈은 마약 조직의 보스 정일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일반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마약 조직 보스'라고 하면, 매끈한 슈트를 차려입은 거구의 남성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정훈이 표현한 정일수는 후줄근한 옷에 산발 머리, 어딘가 나사가 빠진 듯한 표정으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색다른 '마약 보스' 캐릭터에 대해 김정훈은 "'배드 앤 크레이지'는 악인들이 정말 많이 나왔다. 그래서 '악인들 사이에서 정일수가 어떤 무기를 가지고 살아왔지?'라는 고민이 됐다"라며 "그래서 이 사람은 앞뒤를 재지 않는 빠른 실행력으로 여기까지 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약 기운이 떨어졌을 때 몸을 어떻게 쓸까를 고민했다. 그래서 약의 도움을 받아서 힘이 넘칠 때는 직진하는 느낌으로 행동했다. 반대로 몸에 힘이 없을 때는 시선도 불안하고 금단현상처럼 입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미세한 근육들을 움직였다"라며 "이런 식으로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인물 구축에얽힌 뒷이야기를 밝혔다. 배우 김정훈. 사진=김태윤 기자'배드 앤 크레이지'에서 마약사범 정일수는 다른 인물들에게 일종의 '소모품'처럼 여겨진다. 때문에 다소 거친 취급을 받는다. '설강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여기저기 맞고 구르는 등, 캐릭터가 몸이 성할 때가 많지 않다. 이에 김정훈은 고개를 저으며 "저는 맞는 거 전문이다"라고 웃었다.
그는 "연극 '벤트'로 많이들 기억해 주시는데, 거기서도 계속 당하는 역할이다. 찌질한 걸 잘한다. 제 내면이랑 가깝기도 하다. '설강화'는 그런 것에 있어서 부담이 전혀 없었다"라며 "오히려 '배드 앤 크레이지'는 여러 연장들을 쓰는데, 첫 등장에서 전복된 상태에서 호송차를 글라인더로 자르고 들어간다. 여기서 진짜 글라인더를 썼다. 소리가 엄청나고 불꽃도 튀고 하니까 조마조마하면서도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설강화' 김정훈. 사진=JTBC드라마에서 수많은 배우와 호흡을 맞춘 김지훈은 다시 합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로 '설강화'에 출연한 장승조를 꼽았다. 김지훈은 "장승조 선배님과 붙는 장면이 많이 없었지만한 두 장면 할 때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게 좋았다. 드라마가 됐건, 공연이 됐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면 되게 흥미로울 것 같다"라며 "장승조 선배님은 굉장히 신중하고 절제하는 듯한 느낌인데, 몸을 본능적으로 써서 묘한 느낌을 준다. 드라마, 영화, 무대 어디에서 만나도 좋을 것 같다"라고 극찬했다.
다양한 예술적 감각이 담긴 공연에 오르다 방송에 온 김정훈은 "색깔이 완전 달랐다"라며 설렘을 드러냈다. 그는 "'댄스씨어터 틱' 단원으로 활동하면서는 문어적인 대사들을 많이 했다. 상징적인 대사 위주였다. 그런데 '날아라 개천용'에서 제가 맡은 캐릭터는 싼 티, 촌티가 줄줄 나는 그런 캐릭터였다"라며 "제 공연을 좀 오랫동안 봤던 동생이 '형 이런 모습이 있는 줄 처음 알았어'라며 굉장히 좋아했다. 제가 망가지고 꾸겨지는 것에 쾌감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김정훈. 사진=김태윤 기자"다양한 경험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 "공연하는 분들하고 방송하는 분들하고 얘기하는 게 많이 달라서 재미있다"라고 말한 김정훈은 '배드 앤 크레이지', '설강화'에 이어 2022년 상반기JTBC '그린마더스 클럽'에서 또다시 시청자들을 만난다. 그는 "(시청자들이) 인물로 저를 기억했으면 좋겠다"라며 "신하균 선배님이 영화 '박쥐'에서 바보 연기를 할 때랑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 살인자를 연기할 때 너무 달랐다. 또 조승우 선배님도 '말아톤'에서의 모습하고 '지킬 앤 하이드', '헤드윅'이랑 되게 다른 모습이 나온다. 오정세 선배님도 역할에 따라 휙휙 바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중에 제가 열심히 필모를 쌓고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었을 때'아 얘가 어디도 나왔는데 여기서는 이걸로 나왔네? 이게 동일 인물이었어'하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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