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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소피의 세계' 김새벽이 각색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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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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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한 번, '한 달 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집에 온갖 물건을 채워넣은 적이 있어요. 평소에도 밖으로 잘 나가는 편이 아닌데, 그 이후로 더욱 집에만 있게 됐죠. 제 세계라고 부를 수 있는 건 집이 아닐까요."

사람은누구나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다.
그 세계는혼자의힘으로일궈지거나 가꿔지지 않는다.
스쳐지나간 일들과 잠깐 머물다간 인연들이 모여 완성된다.
그렇기에 변화하기 쉽고,동시에 굳건하다.


배우 김새벽의 공간적세계인 '집'은내면과 이어지기도 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집 안에서만 시간을 보냈던 것처럼 마음 또한닫혀 있었던 것 같다던 그는그동안 방문자로 가득했던 '김새벽의 세계'에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보려 한다.
먼저 문을 두드리고, 먼저 손을 내미는 세계. 이는 김새벽의 작은 바람이다.


배우 김새벽. 사진=마름모필름, 찬란

지난 3일 영화 '소피의 세계'(감독 이제한)가 개봉했다.
지난해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영화는 팬데믹이라는 어려움을 딛고 관객과 정식으로 만나게 됐다.
주연으로 나선 배우 김새벽은 "관객분들이 영화를 어떻게 보실지 너무 궁금하다.
무엇보다 감독님의 첫 장편영화가 개봉까지 이어져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한 감독과 김새벽은 단편영화 '두 번째 손님'(2019)에 이어두 번째로 합을 맞추게 됐다.
이제한 감독은 '소피의 세계' 시나리오 단계부터 김새벽을 염두해뒀다고. 이에 김새벽은 "감독님이 처음 시나리오를 보여주시면서 저를 생각하면서 수영을 썼다는 말을 했을 때 의아했다.
작품 속 수영은 인내심이 많은 인물인데, 저는 인내심이 없는 사람이라.(웃음)"라고 작품과 캐릭터의 첫 인상을 전했다.


"어떤 지점이 저와 닮은 거냐고 물으니 '김새벽의 단단함이 수영에게 반영됐다'라고 하시더고요.그 말을 듣고 '내안에 그런 면이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스스로는 단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행동을 타인이단단함이라고 지칭할 수도 있구나싶기도 했고요."

이제한 감독이 수영에게서 김새벽을 봤다면, 김새벽은 '소피의 세계'에서 이제한 감독을 발견했다.
작품이 이제한 감독과 닮아있다고 말한 그는이제한 감독의 매력을 '솔직함'으로 꼽으며"수위가 높지는 않지만, 감독님은 누구에게나 있는폭력적인 순간을 포장하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낸다.
하루는감독님이 촬영 현장에서 '어떤 부분은나의실수이기도 했다'라고 하셨다.
연출로서 자신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말이다.
그런 부분들로부터 영화와 감독님이 닮아있다고 느끼고 존중하게 된다.
솔직한 것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감독님은 그걸 해내시는 분이다"라고 말했다.


배우 김새벽. 사진=마름모필름, 찬란

영화 속 대부분의 공간은 이제한 감독의 삶에 가까운곳이었다.
특히 수영과 종구가 지내는 집은 이제한 감독과 김수민 촬영감독이실제로 생활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소피의 세계' 현장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가 두 사람의 공간에서 촬영했기 때문이라는 김새벽은 "촬영 전에 놀러갔을 때도 굉장히 따뜻했던 기억이 있다.
이곳이 두 사람의 공간이고, 두 사람의 세계구나 싶었다.
이게수영과 종구의 관계를 잡아가는 데 큰 몫을 한 것 같다.
사전 미팅도 거의 감독님집에서 했는데, 창 밖의인왕산에서 오는 정서가 수영 안에 많이 쌓인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액자처럼 자리한 창문 너머로 보이는 인왕산은 '소피의 세계'를 이끄는 중요한 포인트다.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과 인왕산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맞닿는 순간 탄생한 영화이기도 했다.


"낮에 바라보는 것과 밤에 바라보는 것이 굉장히 달랐어요. 첫 기억은 밤이었는데, 인왕산에 심어져 있는 불빛들이 산 줄기를 그리는 걸 보면서 머릿속의 잡생각들이 조금씩 사라지는 느낌이었죠. 그리고 아침의 인왕산을 바라봤을 때는 오늘 하루를 평온하게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시에 창문 밖의 풍경이 바뀌는 것만으로 사람의 마음이 달라질 수 있겠구나 싶었죠."

배우 김새벽. 사진=마름모필름, 찬란

수영의 남편 종구 역을 맡은 곽민규 배우와 치열한 감정 부딪힘을 겪어야 했던 김새벽은 곽민규에게 참으로 많이 의지했다.
그는 "작품 속에 긴 시간이 담긴 게 아니어서 한 장면 안에 두 사람의 겪어온 시간보여야 설득되는 것들이 있었다.
다른 배우였다면 이런 결의 부부를 보여주기 어려웠을 수도 있는데, 민규 배우님은 워낙 상대를 편하게 대해주시는 분이라 대화를 많이 나눴다"라며곽민규 배우와의 호흡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레이션과 대화로 말해주는 게 대부분이었거든요.두 사람이 현실적인문제로 부딪힐 때의 모습이 관계나 상태를 잘 보여줬던 것 같아요. 특히수영이 종구의상태를 어떻게 대면하고 있는지 나타나니까 중요하게 여긴 장면이었죠. 감독님이 원하는 대로 잘 표현해야겠다 싶어서민규 배우님이랑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실제로 두 사람과같은 싸움에 놓이게 된다면 자신은 격정적인 감정을 털어놓을 것 같지 않다고말한김새벽은 "그럼에도 수영은 종구와의 관계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단 4일 동안 일어난 일을 담고 있지만, 민규 배우님과영화에 나오지 않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나눴던 기억이 있다.
작품에는 종구가 무너지는 모습이 나오지만, 작품 밖에선 수영이 무너지는 날도 있었을 거다.
그땐 아마 종구가 수영을 받아주지 않았을까. 두 사람 사이의 시간을 견디려고 부단히 노력했을 것 같다"라고 수영과 종구가 사랑으로 엮인 단단한 사이임을 강조했다.


배우 김새벽. 사진=마름모필름, 찬란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시기도 시간이 흐를 수록 자연스럽게 잊혀진다.
작품 속 수영이 소피가 머물렀던 시간을 "이런 일도 있었지"라는 말과 함께추억 속에서겨우 건져 올리듯, 인간 김새벽에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다.
그는 당시에는 정말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그 안에 머물러 있었기에 힘들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시기가 왜 그렇게 힘들었지 싶어요. 한편으론 잔인하긴 한데, 연기하는 친구랑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거든요. 그런 상황을 체험하는 것도 연기할 때 도움이 된다.
이런 생각도 벗어났으니까 괜찮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미화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제 안에서 마음대로 각색해버리는 순간이 많죠."

'독립 영화계 스타'라는 타이틀을 가진 그에게 얻고 싶은 수식어는 없냐는 질문을 던지자 "독립 영화 스타는 제가 아니지만"이라고 겸손하게웃으며 "타이틀 보다 제 몫의 일을 의연하게 잘 해내는 사람이고 싶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라고 답했다.


끝으로해보고 싶은 장르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작품 하고 싶어요. 웃기고 유쾌한 연기!인터뷰를 통해서도웃음을 드릴 수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코미디 욕심을 드러내는 의외의 모습을 보였다.


'소피의 세계'는 전국 영화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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