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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마음'·'소년심판' 신인 작가들의 통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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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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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신인 작가가 혜성같이등장했다.


2022년 상반기 드라마계에눈에 띄는 두 이름이 있다.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소년심판'의 김민석 작가와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설이나 작가다.
각 작품으로 입봉한 두 사람은 작가에게 필요한 필력을 지닌 것은 물론,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지녀 호평받았다.


'재미있는 작품'이 아닌, '의미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김민석 작가와 설이나 작가는 '작품은작품으로만 봐라'라는 구시대적 언어를뒤로 하고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논의를화두로던졌다.


사진=스튜디오S

◆ 촉법소년향한두 목소리, 현명한 시각으로 바라보다

촉법소년은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만10세 이상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를 이야기한다.
이들은 형사처분 대신 소년법에 의한 보호처분을 받는다.
최근 청소년 범죄가 더욱 잔인한 형태로 발전해 촉법소년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촉법소년 연령을 기존 만 14세에서 12세로 낮춘다는 공약으로 처벌 강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 내에서도 촉법소년은 단순히 범죄라는 결과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촉법소년 연령이 하향될 경우 더 넓은 범위의 소년범들이 형법상 처벌을 받게 되고, 처벌강화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촉법소년 범죄에 대한 전문적인 통계나 분석이 부족한 현 시점에서 처벌만을 강화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강력범죄보다 경범죄가 큰 비율을 차지하는청소년 범죄에서 재범률을 어떻게 낮출 것인가에 대한 논의 없이 처벌만을 내세우는 것은 우려스럽다는 이야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소년심판'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이 가운데 촉법소년과 청소년 범죄를 다룬 '소년심판'이 등장했다.
'소년심판'은 미디어에서 자주 다뤄지지 않던 판사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느낀 김민석 작가가 소년부 재판에 관심을 가지며 시작됐다.
호기심에서 출발한 김민석 작가는 4년여의 시간 동안 전국 각지에서실제 소년법정을 경험한 이들의 자문과 소년원, 소년분류심사원, 6호 처분 위탁 기관, 청소년 회복센터 등 50~60명가량의 관계자들을 직접 취재했다.


그가 집필 당시 핵심으로 여긴 부분은 '현직자들의마음'이었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으로 편견과 맞선 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예민하게 쓰려고 노력한 것. 이에 소년범을 '범죄'라는단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소년범'을 향한 사회적 책임을 묻는 동시에 언론과 사회에서 다루지 않는 '범죄 이후의 과정들'을 다루고자 했다.


여기에 취재과정에서 알게 된 언론과현직자들의인식 차이가 크게 작용했다.
그는 소년범죄를 바라보는 데 있어 '균형 있는 시선'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소년범에 대한 두 가지 시각, 이상과 현실 모두를 고민했다.
김혜수가 외치는"보여 줘야죠. 법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가르쳐야죠. 사람을 해하면 어떤 대가가 따르는지"와 김무열이 말하는"소년에게 비난은 누구나 합니다.
근데 소년에게 기회 주는 거? 판사밖에 못 해요"가 상충하는 이유도 균형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었다.


사진=넷플릭스

그의 균형 감각은현직자들에게도 통했다.
정재민 전 판사는 '소년심판'을 보고 "실제 법정에서 판사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만 마주하게 된다.
눈앞에 보이는 사람 위주로 움직일 수 있는데, 작품은 피해자의 사진을 앞에 두고 판단의 균형을 지키려 한다"라고 평가했다.


범죄심리학 전문가 박지선 교수도 "이 작품에서 굉장히 잘 그려진 것 중 하나가 공범들 간의 관계이다.
성인들과는 달리 소년범들은 공범의 비율이 높다.
여러 명의 아이들이 같이 있을 때 그중에서도 약한 아이들이 존재한다.
그들이 나중에는 그 집단에서 폭행을 당하거나 착취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공범들 간의 고리를 끊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청소년 범죄 특성을 강조했다.


사진=넷플릭스

작품에 참여한 배우들은 '소년심판'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갖기도 했다.
김혜수는 최근 뉴스컬처와의 인터뷰에서 "소년범들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편협했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아마 작품을 보시는 분들도 저와 같은 경험을 하신 분들이 많으실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 작품을 보고 나서 부부·부모·지인들끼리 소년범에 대한 의견, 소년법에 대한 의견, 사회적 현상에 대해 대화를 시작하시는 것 같더라. 그자체가 의미 있지 않나"라고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작품이 갖는 의의를전했다.


또한 "현실에 맞게 소년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데에는 일부분 동의한다.
하지만 단지 개정이 문제가 아니라, 개정 전에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예방, 개정을 뒷받침해주고 보완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함께 가야 된다.
그러려면 예산과 인력의 문제가 있다"라고 촉법소년 연령을 무조건 낮출 것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변화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김민석 작가로부터 시작된 '소년심판'은 소년법과 촉법소년이 사회적 논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범죄만을 놓고 심판을 내릴 것이 아니라, 대중들 스스로가 소년범들을 어떻게 균형 있게 바라볼 것인가를 고민할 수 있게 창구를 열어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오랜 고민 끝에 닿은 결과다.


◆ '범죄자 미화'내려놓고 '범죄의 온상' 섬세하게 그려내

장르물에 제기되는 문제 중 하나는 '범죄자 미화'다.
범죄자가 가진 과거를 그려낼 경우 실제 피해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연출로 이어질 수 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동기 없는 살인이 급증하는 시대에 범죄자들이 탄생하게 되는 이유를 그리고 있어 '범죄자읽기'는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었다.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메인 포스터. 사진=스튜디오S

그렇기에 설이나 작가는 작품을 만들며 '범죄자 미화'를 가장 경계했다.
범죄자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부득이 하게 언급되는 지점은 있을 수 있으나, 자극적이거나 표면적인내용에치우치지 않고자 노력했다.


노련한 작가도 쉽지 않은 글을위해 고군분투한 결과,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범죄자 서사를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행위 요인으로바라보는 데 성공했다.
작품 속 대사들을 통해 이와 같은 과거를 가진다고 해서 모두가 범죄자가 되는 것이 아님을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사진=스튜디오S

권일용 교수가 직접 자문을 나선 것에도 영향을 받았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속 송하영의 모티브가 된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는 감독과 작가에게 섬세한 코멘트를 전하며 그가 읽었던 범죄자들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송하영과 연쇄살인마 구영춘의 심리 싸움은 한 장소에서만 이루어짐에도 숨막히는 긴장감을 이끌어냈다.
해당 장면은 대본 8페이지에 달할 만큼 인물들의 대사, 표정, 제스처 등이 세세하게 구성됐다.
설이나 작가의 치밀함이 빛을 발한 장면이었다.


무엇보다 설이나 작가가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장르물의 긴장감이나 재미가 아닌 '누군가에게 전하는 작은 관심'이었다.
그는 "등장인물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함께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우리가 삶에서 누군가와 나누는 작은 관심과 위로가 얼마나 중요한지 한 번쯤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에 송하영으로 열연한 김남길 배우는 종영 인터뷰에서 "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감수성을 갖고 시대의 지나간 아픔들이 잊히지 않도록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 줘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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