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뉴스

[23회 전주영화제]저스틴 민, 비하인드 of '애프터 양'·'파친코'·이창동

작성자 정보

  • 작성자 슈어맨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16512996647885.jpg

"앞으로 출연하는 영화가 '애프터 양'에 버금갈 만한좋은 경험을 줄 수 있을까…이런 생각이 들면서 두렵기도 했어요. 그만큼이번 영화는 제게 특별하게 다가왔죠."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애프터 양'(감독 코고나다)로 6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한국계 미국 배우 저스틴 민은 '애프터 양'과 함께한 순간을 곱씹었다.


배우 저스틴 H. 민. 사진=에코글로벌그룹

'애프터 양'은 애플TV+ 오리지널 '파친코' 연출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코고나다 감독의 장편 영화다.
아주 먼 미래의 '제이크'가족과 함께살던 안드로이드 '양'이 갑작스럽게 고장을 일으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저스틴 민은 작품 속 안드로이드 '양' 역을 맡아 '제이크' 가족이 과거를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보게끔 만든다.


제74회 칸 국제영화제 초청 당시 영화 촬영 탓에 참석하지 못했던 그는 "선댄스영화제 때도 2주 전에 취소되는 바람에 참석해지 못했는데, 이렇게 전주국제영화제에 참석하게 돼 기쁘다.
관중과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게 뜻 깊다고 생각한다.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가 인기를 쓸고 있지만 영화관에서 보는 즐거움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길 바란다"라고 참석 소감을 밝혔다.


'애프터 양' 개막 상영은 티켓이 오픈된지 3분 만에 매진되는 쾌거를 이뤘다.
인터뷰를 통해 이 소식을 처음 알았다며 놀라움을 표현한 저스틴 민은 "영광이다.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실망하지 않으셨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코고나다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춘 그는 "캐스팅 미팅 때 세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미국에서 한국계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게 어떤 의미인지, 배우와 감독으로서 활동하는 것은 어떤지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라며 "기억에 남는 대화 내용은 침묵이 스토리텔링에 어떤 의미를 가져다 주는가였다.
한국인은 침묵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침묵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지는 파워를 이야기했고, 감정의 빈 공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고민했다"라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배우 저스틴 H. 민. 사진=에코글로벌그룹

저스틴 민이 연기한 '양'은 특유의 '로봇다움'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어딘가 경직돼 보여도, 친절한 사람인양 자연스럽게 보일 때도 있다.
그 역시 안드로이드를 연기하기 위해 특별한 설정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오히려 다른 캐릭터들과의 관계에 관한 서사를 생각해봤다.
영화에 보이지 않는 신도 상상했다.
특히 가족들은 서로에게 말하지 않는 걸 '양'에게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인물들과 누구보다 가까운 관계를 바탕으로 캐릭터를 구축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행동을 해야겠다' 등의 의식적인 행동을 하진 않았어요.그래서 더욱 신비롭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인간과 로봇의 경계를 명확하게 두지 않았던 거죠. 촬영은 두 번 정도 진행하긴 했어요. 조금 더 로봇처럼 보이거나 조금 더 인간처럼 보이게끔 연기하는 쪽으로요. 그걸 코고나다 감독님이 아름답게 조합해준 것 같아요."

동시에 '양'이 행하는 행위의 의도를 파악하려 애썼다고. 그는 "인간은 물을 마시는 것도 그저 자연스러운 일상 행동인데, 로봇은 인지를 하면서 행동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카이라'(조디 터너 스미스)와 나비에 관해 이야기하는 신은 감정을 배제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조디와 이야기하다 보니까 감정적으로 빠져들게 되더라. 그래서 대화 중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해당 촬영본은 당연히 사용하지 않을 줄 알았다.
'양'은 로봇이니까 울 수 없지 않나.(웃음) 그런데 실제 최종 편집본을 보니 교모하게 편집해서 '양'이 그 순간 울고 싶어했을것 같다는 느낌을 보여줬다"라고 감탄했다.


배우 저스틴 H. 민. 사진=에코글로벌그룹

눈물은 대본을 처음 마주한 순간에도 있었다.
저스틴 민은 기자회견에서 '애프터 양'의 대본을 읽고서 눈물을 흘렸다고 전한 바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양'은 가족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것에 굉장한 기쁨을 느끼고 있다.
일종의 하인 같은 역할을 함에도늘 감사하고 행복해 한다.
그런 '양'을 보면서 부모 세대를 떠올렸다.
꿈을 보기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든 모습들... 저희 어머니도 평생 세탁소를 운영하셨는데, 그걸 기쁘게 생각하셨다.
남들이 보기에 힘든 삶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양'을 연기하던 도중 촬영이라는 것을잊을 때도 있었다.
와이드샷을 주로 사용하는 코고나다 감독의 촬영 기법 때문. 그는 "카메라가 정말 멀리 떨어져 있으니 카메라가 있는 걸 잊는 거다.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실제로 대화하는 것처럼 연기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대본에 배우들의 감정에 관한 코멘트가 적혀 있지 않아 더욱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며 "배우들이 자신의 것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많았다.
감정 없이 굉장히 미니멀하게 표현돼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해석도 각자의 몫으로 남았다.


"코고나다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하는 걸 원하지 않았어요. 정말 흥미로웠던 게 보신 분들마다 영화를 다르게 해석하더라고요. 아버지와 딸의 관계에서 부모의 입장을 읽는 분들도 있었고, 입양 경험에 관한 감동을 나눈 분도 있었고, 결손 가정, 가족의 사망에 대한 어려움 등에 공감한 분들도 있었어요. 한가지를 정해놓지 않은 덕에 여러 해석이 나온 거죠."

배우 저스틴 H. 민. 사진=에코글로벌그룹

'애프터 양'이 너무나 좋은 경험이지만, '다시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기분 좋은 걱정도 들었다는 저스틴 민은 "그동안 한국인과 작업한다는 것의 의미를 몰랐다.
항상 논 아시안 감독과 작업을 했기 때문. 코고나다 감독과는 유대감이 있었다.
말을 나누지 않아도 서로가 공감하는 것들이 많았다.
앞으로 이런 작업을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코고나다 감독과 그는 '파친코'를 통해서도인연이 맺어질 뻔 했다.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촬영 스케줄 상 출연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낸 그는 "몇 년 전 책으로 접했고,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드라마로 나와서 정말 기뻤다.
코고나다 감독은 물론 정말 훌륭한 스태프들이 참석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가장 인상깊게 본 한국 영화로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을 꼽은 그에게이창동 감독이 행사 참석차 전주에 방문한 것을 알고 있냐고 물으니 "전혀 몰랐다"라고 놀라며 "누군가 소개 좀 시켜줬으면 좋겠다"라고 들뜬 표정을 지었다.
최근 스티븐 연과작품을 촬영하며'버닝'을 얼마나 인상 깊게 봤는지 털어놓기도 했다고.

끝으로 '양'과 같은 안드로이드가 생기면 어떤 기능을 가졌으면 좋겠냐고 묻자 "여행 떠나기 편하게 번역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재치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뉴스컬처(www.newsculture.press)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2,515 / 1784 페이지
번호
제목/내용

공지사항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