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뉴스

[23회 전주영화제]신수원 감독 "'오마주', 故홍은원 감독 다큐 제작이 계기"

작성자 정보

  • 작성자 슈어맨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16513852603034.jpg

지난 28일 개최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신수원 감독의 신작 '오마주'를 중심으로 한국 여성 감독의 삶을논하는 특별전 '오마주: 신수원, 그리고 한국여성감독'을 진행한다.
이번 특별전에선 신수원 감독의 영화 '오마주', '레인보우'를 비롯해 신수원 감독이 MBC 창사 5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다큐멘터리 '타임'을 한 챕터로 만든 '여자만세', 1960년대 활동한 감독이자 대한민국 두 번째 여성 감독 흥은원의 영화 '여판사'가 상영된다.


그중 '여판사'는 개봉 당시 2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을 정도로 화제를 이끌었으나 필름이 유실돼 추억 속으로 사라졌던 작품이다.
그러다 최근 한 창고에서 필름이 발견됐고, 한국영상자료원이 복원에 힘써 영화인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필름이 온전치 않아 3분 1 이상의 장면이 사라졌고, 음성이 누락된 부분이 있음에도 1960년대 등장한 여성 영화라는 가치는 여전했다.


지난 30일 '여자만세', '여판사' 상영 후 진행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대담에는 세 명의 여성 감독 신수원, 부지영, 윤가은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홍은원 감독을 다룬 바 있는 신수원 감독은 "'여판사'에서 가장 좋았던 건 1960년대 작품임에도 굉장히 세련된 작품이라는 거다.
특히 홍은원 감독의 첫 장편임에도 인물 동선, 대화 장면 등이 다른 한국 거장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투자만 제대로 받았더라면 김기영 감독님이나 이만희 감독님 못지 않은 여성 거장이 60년대에 탄생할 수 있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홍은원 감독은 인물을 다루는 방식이 굉장히 새로웠어요. 권선징악이 없고 전형적인 악인도 없어요. 인물 안에 들어가는 방식이 다른 영화들에 비해 훨씬 섬세하죠. 한 인물이 나쁘게 그려진다 해도 그와 반대되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줘요. 이런 연출의 힘이 뭉클함으로 다가오더라고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영화박물관에서 활동했던 윤가은 감독은 "홍은원 감독님의 영화를 스크린에서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경이로운 경험"이라며 "사실 기대를 전혀 안 했다.
역사 속 인물 정도로만 생각했기 때문. 그런데 영화가 너무 재미있더라. 어떤 부분은 지금도 유효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시대상을 생각하면 너무 놀라운 영화다"라고 감탄했다.


홍은원 감독과 '여판사'는 신수원 감독의 신작 '오마주'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중년의 여성 감독이 '여판사'를 복원하는 액자식 구성으로 이루어진 것. 영화는 60년대에 활동한 한국 1세대 여성 감독과 2022년의 여성 감독 사이의 시네마 시간여행을 그린다.
그렇기에 '여자만세'로 홍은원 감독으 다뤘던 신수원 감독이 자전적 이야기를 담기 위해 '오마주'를 탄생시킨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신수원 감독은 "'여자만세'는 2011년 '레인보우'를 찍은 뒤 만들었다.
당시 '내가 두 번째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했다.
다큐멘터리를 만들며 홍은원 감독님의 사라진 필름, 따님과의 만남, 남겨진 문서 등을 확인하다발견한 게 홍은원 감독님이 세 번째 영화 이후에 영화를 찍지 못하셨다는 것이었다.
박남옥 감독님도 첫 번째 영화 촬영 후 출판사에 취직하신 걸로 알고 있다.
여성 감독들의 단절에 은근히 두려움이 생기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일 안타까웠던 건 15년 동안 영화 현장에서 활동하고 조감독도 한데다'여판사'가 대박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필름 보관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거다.
'여자만세'에서 뵌 편집 기사님도 영화 편집만 100편을 했다.
그런데 여성 영화인들이 찬란했던 시절과 영화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여자만세'는 신수원 감독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줬다.
15분 분량 안에 이들의 이야기를 담는 게 못내 아쉬웠던 그는 언젠가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졌다.
이것이 오늘날'오마주'가 탄생한 시작점이다.


"'젊은이의 양지'를 찍고 심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어요. 평소 흥행에마음을 비우고 살지만, 어쩔 수 없는 심적인 것들이 '오마주'를 떠올리게 만들더라고요. 무엇보다 '여판사' 필름이 발견됐다는 게 제게 힘이 됐어요. 아무리 영화적 허용이 들어간다고 해도 제가 '여판사'를 구현할 수는 없잖아요. 고인이 되신 홍은원 감독님을 제 영화 속 세상에 다시 드러내는 것이 어떤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다큐멘터리 취재 차 홍은원 감독의 자취를 밟은신수원 감독은강한 동질감을 느꼈다.
그는 "1960년대 활동 했던 여성 감독의 방, 책상 앞에 앉았던순간을 결코 잊을 수 없다.
그날의 경험은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를 만들게 되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뉴스컬처(www.newsculture.press)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2,515 / 1783 페이지
번호
제목/내용

공지사항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