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라수마나라' 웹툰 넘어 영상으로 전하는 마술·동심(종합)

'안나라수마나라'가 환상적인 마술로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3일 오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제작발표회 진행은 방송인 박경림이 맡았고 김성윤 감독과 배우 지창욱, 최성은, 황인엽이 참석했다.

'안나라수마나라'는 하일권 작가가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연재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김성윤 감독은 7~8년 전부터 작품을 영상화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며 "웹툰을 굉장히 좋아해서 하일권 작가님을 만나 얘기를 많이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원작 판권이 팔린 상태였다"며 "7년 뒤 하일권 작가님을 다시 만났는데 프로그램 론칭이 안 됐다고 하더라. 하일권 작가님 작품이 영상화하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제가 도전해보겠다고 얘기를 했다.
하일권 작가님과 약속을 지키게 돼서 기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원작을 다시 유심히 살펴보니 제가 옛날에 느꼈던 감동과 다른 감동이 찾아왔다"며 "사회가 바뀌고, 가난을 배경으로 한 윤아이의 환경에 얼마나 많은 사람한테 공감할까. 꿈을 잃어버린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공감할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MC가 아이한테 '넌 꿈이 뭐니'라고 물어보니, 이효리 씨가 '뭘 뭐가 돼. 아무나 돼'라고 하는 장면이 있었다.
원작자, 작가님과 얘기하면서 '안나라수마나라'에 그런 메시지가 들어갔다"며 "원작처럼 아이의 속마음을 그대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다.
아이의 감정을 대신할 수 있는 장치로 음악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원작 웹툰은 전체적인 톤이 흑백이고, 리을이 마술을 펼칠 때 색채가 입혀진다.
원작의 연출적 특색인 흑백 연출을 살릴지 끝까지 고민했다는 김 감독은 "영상을 굉장히 잘 찍었는데 굳이 모노톤을 고집할 이유는 없었다"며 "모노가 주는 다크하고 암울한 현실은 충분히 나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로 극을 이끌어가게 된 지창욱은 "제작년 12월쯤 대본을 처음 받았다.
극 중 윤아이, 나일등이 내 얘기 같았다.
이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렸던 동심, 어렸을 때 꿈들을 다시 찾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최성은은 가난 때문에 꿈을 잃은 고등학생 '윤아이'로 분한다.
그는 "시청자분들이 '윤아이'에게 쉽게 감정 이입할 수 있을지를 많이 생각했다.
아이라는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어야 전개가 쉽게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어떻게 아이에게 잘 이입할 수 있게 할지를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황인엽은 부모님으로부터 꿈을 강요받는 고등학생 '나일등'을 연기한다.
황인엽은 "일등이는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게 굉장히 투박하다.
일등이를 이해하려고 가장 먼저 노력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하는 캐릭터에 대해 이해를 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제작진은 리을의 마술 구현을 위해 일루셔니스트 이은결과 함께 작업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성윤 감독은 "주인공의 감정이 판타지처럼 보이기 위해 이은결이 전체적인 디자인을 해줬다"며 "그 디자인이 '과연 이 마술이 진짜일까?'라는 물음을 강화해줬다"고 추켜세웠다.

지창욱은 "마술에는 요행이 없었다"며 "이은결 님이 생각했던 것보다 표현력이 너무 좋으셨다.
상당히 부담을 느끼면서 연습했다.
마술 디자인을 굉장히 잘 짜주셨기 때문에 믿고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정말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안나라수마나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음악이다.
김성윤 감독은 "예고편은 뮤지컬 드라마처럼 보이는데, 사실 음악이 굉장히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한 회에 두 곡, 어떤 회에는 전혀 나오지 않기도 한다"며 "저는 음악에 대해 문외한이다.
그래서 안무감독님한테도 어려운 안무가 아니라, 손가락만으로도 아이의 감정이 느껴지는 그런 안무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악 신은 대본에 공백으로 들어가 있었다.
가사도 없고, 어떤 장면을 연출할지도 없었다"며 "회전목마 신 같은 경우는 대본에 없었는데, 음악이 먼저 나왔다.
누가 봐도 회전목마가 나와야 할 것 같은 음악이었다.
대본이 음악에 맞춰진 캐릭터"라고 밝혔다.

앞서 뮤지컬배우로 무대에 섰던 지창욱은 "저희 작품이 뮤지컬 장르는 아니다.
그간 했던 무대, 뮤지컬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촬영했다"며 "노래 톤도 훨씬 가볍고 매커니즘이 무대와 달랐다.
노래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당연히 있었다.
음악팀에서 큰 도움을 줬고, 연습도 오랜 기간 했다.
현장 왔을 때는 부담이 처음보다 덜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성윤 감독은 "'구르미 그리는 달빛', '이태원 클라쓰'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는 인물들의 성장기"라며 "'마술을 믿습니까?'라는 말은 일상에서 오는 작은 기적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지금은 산타가 없다고 믿는 어른들도, 아이와 함께 보면서 기적과 작은 선물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안나라수마나라'가 웹툰을 넘어 마법 같은 장면으로 국내외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할 일이다.
'안나라수마나라'는 오는 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