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전수경. 사진=윌엔터테인먼트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이하 '결사곡') 시리즈는 그야말로 매 순간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시즌3 시작과 동시에 사망하더니 유령으로 등장하는 송원(이민영 분), 사피영(박주미 분)의 비명소리를 듣고 사랑에 빠지는 서동마(부배 분) 등. 특색 있는 캐릭터들과 펼쳐지는 파격적인 전개는 MBC '온달 왕자님', '인어 아가씨', '왕꽃 선녀님', '오로라 공주', '압구정 백야', SBS '하늘이시여', '신기생뎐' 등을 집필한 임성한(피비, Phoebe) 작가의 저력을 확인하게 했다.
지난해 방영된 시즌1부터 시즌3까지, 작품의 주역인 이시은 역으로 활약한 전수경은 "저한테는 '결사곡'이 너무나 소중한 작품이다. 중간중간 브레이크는 있었지만 이렇게 한 인물을 연기하면서 1년 반 이상을 살아오니까 제 안의 반은 이시은인 것 같다"며 "이시은 덕분에 많이 울기도 했지만 뿌듯하고 행복한 순간도 많았다. 피로가 누적돼서 쉬고 싶기는 하지만 완전히 끝내긴 너무 아쉬운 작품"이라고 밝혔다.
'결사곡' 시리즈에 대한 주변의 뜨거운 반응을 실감하고 있다는 전수경은 "'나도 서반(문성호 분) 좋아해. 잘 해줘'라는 연락도 왔다. 박해륜(전노민 분)이 못되게 굴면 다 같이 분노하더라"며 "중년들한테 정말 감정이입이 많이 될 수 있는 스토리구나, 깨달았다"고 했다.
극 중 이시은은 서반(문성호)와 연애가 급전개되면서 결혼까지 이르게 된다. 이에 전수경은 "시은이 운명이 어찌 될까 했는데 시즌3는 초반부터 굉장히 진전이 빠르게 됐다"며 "제가 이 나이에 멜로를 자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좋아하는 캐릭터로 멜로를 하니까 준비하면서도 달달하기도 했고, 설레기도 했다"고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사실 촬영 들어가면서 너무 추웠다. 달달한데 너무 추웠다"며 "화면을 봤을 때는 또 뭉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전수경은 "서반은 여태껏 봤던 중년 남자 캐릭터 중에 가장 많이 사랑을 받은 것 같다. 문성호 씨는 저보다 더 추위를 타는 배우다. 추위에 대비해서 항상 준비를 더 많이 해왔다"며 "서반을 이시은이 안았을 때는 서로의 얼굴을 못 본다. 완성된 걸 보니까 서반의 표정이 너무 좋았다. 서로 많이 칭찬도 하고 격려도 하면서 긴 시간 동안 호흡을 맞춰서 분위기가 더 잘 나왔던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우 전수경. 사진=윌엔터테인먼트서반, 이시은이 결혼하고 임신까지 성공한 것에 대해 전수경은 "사실 욕 먹을까봐 걱정이었다. 극 중에서 이시은과 서반이 손만 잡는다. 저쪽 커플은 스킨십도 나오는데 우리는 아무 것도 없었다"며 "그 나이에 임신이 그렇게 쉽지 않다. (현실성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많은 시청자분들이 잘 됐다고 응원해주셔서 다행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허니문 때는 이시은이 서반의 귀를 파 준다. 서반이 못 받았던 엄마의 사랑을 시은을 통해 느끼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50대가 스킨십을 하면 괜히 느끼할 수도 있는데 그런 걸 싹 빼주셔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시즌3에서 서반과 이시은의 로맨스가 시작되자 시청자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시은이 새로운 로맨스를 찾을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전수경은 "저는 약간 눈치를 챘다. 되감기를 해서 보시면, 시즌1에서 약간의 힌트가 나온다. 서반이 AI같이 대사를 하지만'조물주 뜻대로 결혼해 살아서 행복해요?'라고 시은에게 묻기도 한다"며 "또 시은이 두 아이에게 선물받은 옷을 입고 출근하는데, 순간이지만 방송국 스튜디오에 들어가려던 서반이 시은의 달라진 모습을 유심히 쳐다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롭게 마음 속에만 시은을 간직하고 있던 서반이 문득문득 관심을 두는 장면들이 있다. 그때부터 '서반하고 연결될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눈치를 못 챘다"며 "그런데 시즌2 끝날 때까지 서반과 로맨스가 아무것도 없었다. 시즌3를 할 지 안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내 촉이 잘못됐나 싶었는데, 시즌3 대본을 보는 순간 '내가 느꼈던 게 맞구나' 했다"고 전했다. 배우 전수경. 사진=윌엔터테인먼트이시은은 시즌을 거듭하면서 외적으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인물이기도 하다. 첫 시즌에서 머리카락을 질끈 올려묶고 어두운 색의 옷차림으로 등장한 이시은은 시즌3에서 단아한 스타일의 패션부터 순백의 웨딩드레스까지,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전수경은 "시즌3로 오면서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고, 그러면서 나를 아끼는 사람이 되자는 마음의 결심을 한다. 재벌가의 아내로 결혼과 가정을 준비하면서 플랜을 짜는 게 나름 재밌었다"며 "스타일리스트, 우리 팀하고 의논하면서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이 되게 재밌었다. 결혼식 앞두고 극 중 시은이가 마사지 받으러 다니고 하니까 저도 바쁜 중에 마사지도 조금 받았다"며 웃었다.
중년 여성 시청자들의 로망을 채워 준 웨딩드레스 신에 대한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전수경은 "조금 민망하기도 했다. 둘이 버진로드를 입장하는 장면이 얼마나 느낌이 있을까, 싶었는데 과거 장면도 들어가고 음악도 깔리고 그러니까 그동안 시은이 인생이 비춰지는 것 같아서 되게 따뜻하게 잘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인터뷰 ②로 이어집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