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태리. 사진=매니지먼트 mmm"소리 질러!!!" 여느 때와는 상당히 다른 화상 인터뷰 분위기였다. 특유의 활기찬 모습으로 인사를 건넨 김태리는 나희도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후회를 잘 하지 않는 성격이라는 김태리는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종영만큼은 아쉽고 후회스러운 마음이 컸다고 한다. 그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돌리겠다고 할 정도로 아쉽고,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작품"이라며 이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30대의 배우가 10대를 연기한다. 그 자체만으로 도전이다. 김태리는 "촬영을 하면서 다른 고등학생 배우들 연기를 따로 보지 못했다. '우리 다섯의 케미가 어때요? 고등학생 같아 보여요?'라고 많이 물어봤다. 다들 나이가 제각각이고 고등학생을 벗어난지 오래 된 사람들이라 납득이 가냐고 물었더니 '네가 제일 고등학생 같아'라고 하더라. '그러면 성공 아니야?'라면서 걱정할 것이 없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톤이 높고 신이 나 있는 모습으로 말하는 김태리는 드라마 속 희도와 비슷해 보였다. "말투나 억양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한 김태리는 "'미스터 션샤인'의 애신이 같은 경우 일부러 억지로 엄청 낮췄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치로 꾹 눌러서 표현을 했는데, 희도는 그렇게 뭘 잡고 갈 부분이 아예 없다고 느껴졌다. 진짜 자유롭게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희도가 텐션이 너무 높아서 다른 친구들이 차분해 보이더라. 오히려 다른 애들이 이상해 보이거나 제가 이상해 보일까봐 걱정을 다들 많이 했는데, 오히려 희도가 방방 띄워주니까 중심이 잡힌다는 얘기를 들었다. 계속 그렇게 하면 될 것 같다고 해서 계속 그렇게 했다"고 전했다. 배우 김태리. 사진=매니지먼트 mmm신기하게도 희도가 하는 말들도 김태리와 닮아 있었다. 그는 "희도의 대사를 보니 제가 예전에 했던 말들이 많았다. 희도의 행동에 다 공감이 갔고,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없었다. 다 이해 가능한 범주에 있었다"며 "저와 되게 많이 닮은 것 같다"고 했다.
나희도와 백이진(남주혁 분)은 그들만의 우정을 쌓아나간다. 그들 사이에는 서로 주고 받는 많은 위로들이 있었다. 김태리는 "태양고 축제에서 이진이가 교복을 입고 기타를 치는데, 그걸 보면서 희도가 하는 내레이션이 있다. '오래된 테이프 속 그 아이가 지금 내 앞에 있다'라고 하는데, 작가님은 어떻게 그런 말을 쓰는 걸까. 이진이는 18살의 나는 이미 없다고 말한다. 18살의 나는 이미 지나갔는데, 희도를 보면서 나도 반짝반짝 빛났었다고 생각하는 거다. 18살의 자신은 이미 없다고 생각하는데, 축제에서 18살의 백이진이 거기에 있는 거다. 그런 것들을 예쁜 말로 표현하는 작가님이 너무 대단한 것 같다"고 감탄했다.
둘의 관계는 우정에서 사랑으로 번졌다. 그렇지만 드라마는 두 사람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단서를 앞서 던져줬다. 김태리는 "작가님한테 찡찡대면서 한 소리가 맨날 그거였다. 밝은 장면을 리딩하면서 깔깔대고 설레는 연기를 하다가도 끄트머리에는 '이런데 왜! 그냥 사랑해게 해줘요!'라고 했었다. 그런데 어떡하나. 작가님이 하고 싶은 얘기가 그거인 걸"이라며 그 역시 아쉬움을 표했다. 배우 김태리. 사진=매니지먼트 mmm다만 우려를 자아낸 지점이 존재한다. 제목처럼 스물다섯과 스물하나에 둘 다 온전한 성인으로서 사랑을 키워갈 것이라 암시했지만 둘이 사랑을 고백하던 시점은 나희도가 아직 10대를 지나기 전이었다. 이 부분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았던 만큼 질문을 예상한 김태리는 "뻔한 대답 말고 기깔나는 대답이 없을까 며칠 밤을 고민했는데 뻔한 대답밖에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진이와 희도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둘의 특별한 관계성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이성애적인 사랑으로, 우리 일상생활에서 너무 작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관계는 사람들이 구분 지어 놓은 걸로 말할 수가 없어'라고 하지 않나. 사랑이라는 단어가 대단히 크고 모든 걸 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사랑을 했던 것이지 연애 감정의 사랑이라고 치면 너무 작은 거다. 그런 사랑을 하다가 희도가 선을 넘으면서 이런 사랑(남녀 간의 사랑)으로 좁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참동안 설파하던 김태리는 "아 모르겠다 어렵다"라면서 "전 사랑을 몰라요"라고 '하하하' 웃음으로 답변을 마무리했다.
정서적인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10대와 20대가 우정을 쌓아가는 것에 의문을 표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김태리는 "공감을 주지 않았으면 이 정도로 사랑을 받을 수 없었을 거다. 공감할 수 있다는게 입증이 된 것 같다"며 "저 역시 공감 가지 않는 게 없었다. 너무 설레고 기분 좋았다. 서로를 채워주는 관계들을 저도 너무 갖고 싶고, 대리만족으로 느끼기도 했다. 되게 좋은 시간들이었다. 공감이 가는, 너무 갖고 싶은 관계였다"고 이야기했다. 배우 김태리. 사진=매니지먼트 mmm이 모든 공감대를 함께 형성한 남주혁에 대해 김태리는 "최고였다. 너무 좋았다!"며 추켜세웠다. 그는 "좋은 배우이고 배울 점이 많은 친구라고 생각한다. 같은 작품으로 만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면을 많이 봤다. 그걸 알게 돼서 좋다. 앞으로도 잘 해나갈 거다"라며 "작품 많이 해라!"라고 우렁차게 응원을 보냈다.
백이진과의 관계 만큼이나 나희도와 고유림(보나)의 관계성 또한 사랑받았다. 앞서 보나(김지연)가 인터뷰에서 김태리를 향한 애정을 표현했고, 이를 전해들은 김태리 또한 더없는 칭찬으로 화답했다. 김태리는 "배우 김지연과 고유림이 디졸브가 돼 있는 것 같은데, 그것도 배우로서 좋은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그게 잘 안 된다. 거리감이 있다"고 곁에서 본 보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유림이 희도를 사랑하듯 보나가 저를 사랑해줬다. 서로 의지를 많이 했는데, 내 의지가 보나한테 도움이 됐구나, 내가 서있던게 도움이 됐구나 싶어서 기분이 좋다"고 그 역시 애정 어린 말들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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