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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손병두 "사업 다각화 통해 거래소 도약 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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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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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전필수 아시아경제 자본시장부장, 정리= 송화정 기자]"거래소는 엄청난 데이터와 플랫폼을 보유한 막대한 잠재력을 가진 기업이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이같은 잠재력을 구현해 자본시장의 역동성에 맞춰 나가겠다"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진행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손병두 이사장은 앞으로의 거래소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해외 거래소들은 사업 다각화, 정보화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현재 우리 거래소는 수입의 70%가 매매 수수료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지나치게 매매 수수료에 의존하는 현 구조에서 탈피해 글로벌 추세에 맞도록 변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의 역동성과 궤를 같이 하겠다는 말처럼 손 이사장은 취임 이후 120여일간 역동적인 시간을 보냈다.
취임 당시 책임감 있는 파수꾼, 시장과 소통하는 동반자 그리고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자가 될 것을 강조한 손 이사장은 앞장서 이를 실천하고 있다.
손 이사장은 지난달 말 취임 100일을 맞이해 '5대 핵심전략 및 20개 추진과제 ' 발표하며 최근 시장의 주요 이슈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거래소 직원들과 'CEO와 함께 하는 소통 콘서트'를 통해 거리낌없는 소통에 나섰다.
거래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등 혁신을 위한 도전에도 나설 계획이다.


국내 우수 유니콘 기업들의 상장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손 이사장은 "국내에 상장 유치할 좋은 기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상장 관리나 사후관리 면에서는 우리 거래소가 확실히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적극 어필해 좋은 기업들이 상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손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거래소 이사장으로 취임한지 100일이 훌쩍 넘었는데 소감은.

▲밖에서 볼 때 자본시장이 역동적이니 거래소도 역동적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안에 들어와서 보니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느낌이 들었다.
직원들 역량이 우수한데 이런 역량을 어떻게 발휘하게 해서 자본시장 역동성과 궤를 같이할지 고민하고 있다.


-대체거래소(ATS) 도입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최근 거래량이 늘면서 대체거래소 도입 움직임도 빨라지는 것 같다.
한동안 소강상태였는데 최근 들어 속도가 붙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체거래소가 나온다고 해도 거래 등 일부 기능만 담당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
거래소는 상장, 시장감시 등 중요한 우리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거래소가 설립되면 건전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11년만에 거래소의 종합검사가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필요한 부분에 대해 검사하게 돼 있고 받을 때가 됐다.
검사 시기나 범위는 현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11년 만에 진행되는 검사인만큼 그동안 못봤던 문제점을 찾아서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다만 검사로 인해 변화의 발목을 잡는 그런 부분은 우려하고 있다.
같이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쪽으로 검사가 진행될 수 있으면 좋겠다.


-쿠팡의 미국 상장 이후 유니콘 기업의 해외 상장에 관심이 큰데 거래소의 대책은.

▲상장 기준을 성장성 위주로 개편한지 5~6년이 됐고 성장 기업들의 상장을 위한 절차 개선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코스피 시가총액 1조원의 단독요건을 신설했다.
해외 상장에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은데 회계나 법률비용 등 리스크 요인이 많다.
이런 부분을 잘 알리는 등 국내 우수 기업 유치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해외 상장에 비해 한국거래소의 강점을 꼽는다면.

▲시장 여건이나 서비스 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상장관리나 사후관리를 밀착해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한 강점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이같은 서비스를 받기 쉽지 않다.
여러 협회들과 상장을 위한 서비스 업그레이드도 진행하고 있다.
해외서 유치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커지는 것 외에 특수한 상황의 기업이 아니라면 국내 상장이 유리하다고 본다.


-최근 다시 가상화폐 열풍이 불고 있다.
거래소의 시각은 어떠한가.

▲환경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그에 따라 우리의 기조를 바꿔야 하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그러나 당국 스탠스와 따로 갈 수는 없다.
그동안은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에 이같은 변화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생각이다.
최근 해외에서는 가상화폐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나 선물도 나오고 있는데 아직까지 외국도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은 아니다.
우리도 뒤쳐지지 않아야 하겠지만 큰 방향은 정부에서 정하면 맞춰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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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업종 분류가 너무 오래되서 현재 산업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같은 경우 앞으로 중요 섹터로 발전 시켜야 하는데 아직까지 ESG ETF 종목 구성을 보면 특징이 없다.
말만 무성하고 그동안 디테일에 대한 발전이 없었던 것 같다.
취임 후 직원들에게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같은 투자지표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ESG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먼저 탄소배출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배출권 수요 기업만 거래에 참여하고 있는데 외국은 증권사 등에 문호를 개방에 금융회사도 거래에 참여하고 있다.
E는 해야할 일이나 평가를 분명히 할 수 있는데 S나 G는 생각보다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서 양성평등이나 위민지수를 도입해 볼 생각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여성 활용도가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지는 만큼 이사진의 여성 비율이 높은 기업이나 양성평등이 우수한 기업들을 모아 상품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에 대한 얘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진입하면 좋지만 진입을 위한 요건인 외환문제를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 우리나라가 외환 관련 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외환당국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민감하다.
MSCI 선진지수 편입으로 얻는 이득이 우려 부분을 압도할 수 있다면 편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신흥시장에서 빠져나오면 그에 따른 자금 유출도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결국 용의 꼬리냐 뱀의 머리냐의 문제라고 본다.


-지난해 실적이 좋았는데 올해는 어떻게 전망하는지.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는 2010년이 최대치였고 작년이 역대 두 번째였다.
작년에는 9~12월 석달 간 거래수수료를 면제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2010년 실적을 넘어섰을 수도 있다.
영업이익도 2007년이 최고치였고 지난해는 역대 두 번째였다.
올해도 거래대금이 연초에 크게 늘었고 최근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양호한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거래소의 발전 방향은.

▲최근 선진 거래소들은 사업 다각화, 정보화로 방향을 잡고 있다.
우리도 이런 트렌드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래소 수입의 70% 가까이가 매매수수료에서 오고 있다.
뉴욕증시나 나스닥은 우리보다 다변화돼 있다.
우리도 매매수수료에 너무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정보 사업이나 인덱스 사업 등으로 다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엄청난 데이터를 보유하고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정보사업은 수익 비중도 상당해 앞으로 키워나가야 할 분야다.
사업 다각화는 조직내에서 할 수도 있고 별도 법인으로 자회사를 키우는 방법도 가능하다.


- 조직의 핵심역량 강화를 강조했는데.

▲자본시장 역동성에 맞춰 우리도 비즈니스맨 같은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신나서 일하고 대외적으로 소통도 많이하고 일반 기업처럼 필요하면 직접 찾아가기도 하고 부서간 상호 협조도 잘 됐으면 좋겠다.
고령화 시대에 맞게 전체가 다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임금피크나 명예퇴직 등 제도도 손볼 생각이다.
스마트한 업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손병두 이사장은…

▲1964년생 ▲서울 인창고등학교 졸업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학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 박사 ▲행정고시 33회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 ▲기획재정부 국제기구과장, 외화자금과장, G20기획조정단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 부위원장 ▲제7대 한국거래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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