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정유 부문의 부진에도 S-Oil이 2분기 시장전망치(컨센서스)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윤활기유 부문이 호조를 띠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정유 부문도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Oil은 전일 장중 4% 이상 오르며 10만1000원을 찍었다. 전날 차익매물에 상승폭이 줄며 1.78%(1700원) 상승한 9만8400원으로 장을 마쳤지만 그간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S-Oil은 지난 13일 이후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0만원대 중반이던 주가가 9만원대 중반까지 밀렸었다.
S-Oil 주가 반등은 어닝 서프라이즈 덕이다. 전날 공시된 실적에 따르면 2분기 S-Oil의 영업이익은 5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컨센서스 4650억원을 22.8% 상회하는 수준이다. 매출은 6조7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4% 증가했다.
사실 2분기 S-Oil의 핵심사업 부문인 정유 부문은 부진했다. 높아지는 원유 공식판매가격(OSP)이 원가 부담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세계 최대 석유생산회사 사우디 아람코는 아시아유럽의 유종 가격을 8월부터 인상하겠다고 밝혔고, 8월 OSP는 2.7달러(약 3117원)로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정유 부문의 영업이익은 152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약 55% 감소했다.
하지만 윤활기유 부문이 정유의 부진을 씻어냈다. 윤활기유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285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0.6% 늘었다. 이는 윤활기유 부문의 역대 최대 실적에 해당한다.
윤활기유 부문이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중국과 인도에서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되자 고급기유의 수요가 증가했다. 고급기유를 사용할 경우 자동차의 연비는 좋아지고 배출되는 배기가스는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이 같은 수요 증가에도 공급은 계속 줄어드는 흐름이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낮은 정유설비 가동률이 윤활기유 공급을 줄였다"며 "공급 감소와 높은 수익성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급 감소로 인해 윤활기유 스프레드(마진)는 지난해 4분기 50.7달러에서 올해 2분기 81.9달러로 급등하는 등 강세를 나타냈다.
하반기부터는 부진했던 정유 부문도 회복할 것으로 점쳐진다. 코로나19 때문에 침체됐던 이동량이 점차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되고 있지만 영국은 지역봉쇄를 푸는 등 지난해만큼 이동을 제지하지 않고 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된다면 정유 부문의 이익과 직결되는 항공기 이용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정제마진의 회복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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