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했다. 영남행 열차가 많은 서울역과 호남행 열차가 많은 용산역에서 각각 '텃밭' 민심을 노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3일 오전 서울역을 찾아 귀성길에 오르는 시민들에게 명절 인사를 했다. 서울역은 보수 지지 기반이 강한 대구·부산 등으로 향하는 경부선이 지나는 곳이다. 한동훈 대표는 비대위원장이던 지난 22대 총선 당시 설 연휴에도 서울역을 찾아 명절 인사를 한 바 있다.
한 대표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모두의 힘 모두의 한가위'라고 적힌 어깨띠를 매고 한 대표의 손글씨가 담긴 편지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후 추 원내대표를 제외한 지도부는 '미래세대와 함께 나누는 따뜻한 정'이라는 이름으로 서울 관악구 상록지역 아동복지 종합타운에서 도시락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한 대표는 연휴 기간 학교에서 급식 제공이 어려운 것을 고려해 당 내외 주요 인사 선물 비용(5000만원)으로 도시락을 준비했다.
한 대표는 연휴 기간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위한 의료계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 성사에 대한 의지가 강해 의사단체들과 물밑 대화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진정성을 갖고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좀 협력해달라는 정도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전날부터 이틀 동안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에게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요청했으나 '아직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답을 받는 등 협의체 출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용산역 대합실에서 귀성 인사를 했다.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건강 민생회복'이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 앞에 나섰다. 오전에 출발하는 광주송정행 KTX 승객 환송을 위해 직접 플랫폼에 내려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 대표는 승객이 탑승한 열차가 떠나자 창문 너머로 손 인사를 했다.
이 대표는 추석 연휴 첫날인 다음날(14일)에는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에 방문한다. '외연 확장'을 위한 일정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날 '개혁보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2시간여 저녁 식사를 함께한 그는 앞으로도 정계·종교계·시민사회와의 만남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도 연휴 중 지역구인 인천 연수구 현장을 오갈 예정이다. 민주당은 바닥 민심을 훑는 한편 각계인사로부터 조언을 들어 본격적으로 대권을 준비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편 조국혁신당은 오는 10월에 전남과 부산에서 열리는 재·보궐 선거에 대비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조국 대표는 이날 오전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한 뒤 곧바로 전남 곡성군으로 향했다. 그는 이날 박웅두 조국혁신당 곡성군수 후보 사무실에 방문한다. 조 대표는 5박 6일의 추석 연휴 동안에는 전남 영광군·곡성군과 부산 금정구를 오갈 예정이다. 조 대표는 세 곳 모두에 월셋집을 구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