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자영업자인 정만수(가명)씨는 중고차를 산 아들이 깜깜이계약을 당했다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군 제대 후 매매상이 소개한 모집인을 통해 대출 2000만원을 받아 산 중고차 가격을 알아본 결과 1000만원이었기 때문이다. 차량 시세보다 2배나 많은 대출을 받아 불필요한 빚 부담을 떠안은 것이다.
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이 중고차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것은 과다대출을 막고, 금융사기를 방지하지 위한 조치다. 정확한 시세를 알기 어려운 탓에 중고차량 가격을 허위로 부풀려 대출한도를 늘리거나 금융사기 피해도 끊이질 않고 있어서다. 이에 2019년 금융당국이 '시세 110%'를 넘지 못하도록 대출 한도를 제한한 것을 업계 자율로 보다 구체화해 신용도에 따라 대출 한도를 책정키로 한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가 개정 예고한 '중고차금융 영업 관행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대출한도 차등화와 함께 고위험 대출에 대한 심사 강화다.
승용차뿐만 아니라 사업에 사용하는 상용차도 중고차 대출 범위에 포함하고, 금융회사는 고객 신용평점별 차량 담보인정비율(LTV) 최고 한도 내에서 대출을 실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차량 LTV 기준 적용 시 외부신용평가 결과에만 의존하지 않고, 씬파일러, 저소득자 등에 대해 신용도 고평가로 대출한도가 과다 산정되지 않도록 회사 자체 위험군 설정기준도 마련·운영해야 한다. 하위 20% 이하 차주의 상환능력(담보·현금흐름 등)이 양호하다는 객관적인 증빙이 있는 경우, 고객 신용평점별 대출금 최고한도에 대해 기존 최고한도의 최대 50% 범위 이내에서 추가한도를 부여할 수 있다.
중고 승용차 대출의 경우 신용평점이 하위 10% 이하인 고객에 대해 대출승인 최저조건을 마련하고, 해당 최저조건을 미달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대출을 금지했다. 다만, 6개월 이상 재직 중이고 상환능력이 양호하다는 객관적 증빙이 있는 경우 하위 10% 이하 고객에게도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예외조항을 뒀다.
또 다수 중고차 대출자에 대한 심사 강화 근거도 마련했다. 최근 6개월 이내에 중고차 대출을 받은 이력이 있는 고객에 대해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등을 통한 면밀한 모니터링 실시 등 강화된 대출심사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강화를 위해 지난해 3분기부터 중고차금융 영업 관행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추진했다"며 "각 조항별로 오는 7, 8월부터 개정된 가이드라인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고차금융 시장은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중고차 시장 규모는 12조4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9.1%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한 해만 시장 규모 약 22조원 달성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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