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메가박스중앙이 올들어 연이어 사모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코로나19로 영화관 사업이 악화해 기존 차입금 차환 및 운영자금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가박스중앙은 한양증권 주관으로 300억원어치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2년이지만, 1년 후에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조건이다. 주관사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사모채를 인수한 뒤, 이를 기초자산으로 3개월 만기의 단기유동화사채를 발행했다. 단기유동화사채는 3개월 단위로 차환 발행된다.
사모채 투자자들은 메가박스중앙의 신용등급이 BBB- 또는 A3- 이하로 하락하는 경우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메가박스중앙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기존 A-에서 BBB+로 하향 조정된 바 있다. 단기 신용등급은 A3+다. 기한이익상실 트리거(Trigger)까지는 두 계단(notch) 남았다.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이 여전히 ‘부정적’으로 달린 데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신용도 하향 압력을 받고 있다. 메가박스중앙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이 1033억원으로, 2019년 3206억원의 3분의 1토막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3억원 흑자에서 699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코로나19 영향이다.
재무구조도 악화하고 있다. 메가박스중앙은 2019년 성수동 신사옥에 투자하면서 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2018년 말 1300억원이던 차입금은 2019년말 436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영화관 사업의 현금 창출력이 급감하면서 차입금이 다시 1년만에 2000억원 이상 추가로 늘어 6530억원까지 불어났다.
최근 사모채와 기업어음(CP) 발행 등으로 차입금 상환과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면서 단기 상환 부담이 커졌다. 전체 차입금 중 2000억원 가량을 1년 이내에 상환 또는 차환해야 한다. 메가박스중앙은 코로나19 이후 조금씩 초단기 차입인 CP 발행을 늘리면서 최근 CP 잔액이 480억원으로 증가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메가박스중앙이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이 가시화되지 않으면 증시 입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사모채와 단기 차입에 의존하는 자금조달 패턴이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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