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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섭의 금융라이트]예보는 왜 우리금융 지분 1444만주를 팔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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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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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 어렵습니다.
알쏭달쏭한 용어와 복잡한 뒷이야기들이 마구 얽혀있습니다.
하나의 단어를 알기 위해 수십개의 개념을 익혀야 할 때도 있죠. 그런데도 금융은 중요합니다.
자금 운용의 철학을 이해하고, 돈의 흐름을 꾸준히 따라가려면 금융 상식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이에 아시아경제가 매주 하나씩 금융용어를 선정해 아주 쉬운 말로 풀어 전달합니다.
금융을 전혀 몰라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로 금융에 환한 ‘불’을 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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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지난 8일 우리금융 주식 1억2460만주(지분율 17.25%)를 가지고 있는 예금보험공사가 1444만주(약 1530억원)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습니다.
공적 기관인 예보는 어떻게 우리금융지주의 주식을 이렇게 많이 보유하게 됐을까요? 그리고 왜 주식을 판매한 것이며, 블록딜 방식은 뭘까요?


우리금융지주는 2001년 부실 은행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경영위기가 온 한빛은행·평화은행·경남은행·광주은행·하나로종금을 ‘우리금융’이라는 하나의 지주사로 합친 거죠. 이를 위해 정부는 1998년부터 12조7663억원이라는 막대한 공적자금을 써야 했습니다.
정부자금을 투입해 만들었기 때문에 예보가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100%를 가지게 된 겁니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며 빠르게 성장하던 우리금융지주는 2014년 민영화와 해체를 겪고, 2018년에는 다시 지주사를 결성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예보는 우리금융지주의 지분을 일부 되죠. 정부가 부실 은행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썼던 돈을 회수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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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9년 6월 국가투입자금을 관리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24년 만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의 잔여 지분을 모두 팔겠다고 밝힙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3차례에 걸쳐 최대 10%씩 모든 공적자금을 완전히 회수하겠다는 계획이었죠. 우리금융은 완전한 민영회사가 되는 것이고요.


예보의 지분판매는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였습니다.
당시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1만4000원대인 우리금융의 주가가 다소 하락하더라도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만 매달려 차일피일 의사결정이 늦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직접적 회수뿐만 아니라 우리금융을 민영화함으로써 금융시장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코로나19로 주가 급락하며 매각 계획에 차질

문제는 코로나19로 우리금융의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겁니다.
정부가 공적자금을 제대로 회수하려면 주식판매가가 약 1만3800원 정도는 돼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 3월말 우리금융 주식은 6320원까지 미끄러졌습니다.
만약 계획대로 지분을 판다면 공적자금에 큰 손실이 생기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결국 지분판매 계획은 연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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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최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주가가 내려가서 계획대로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싸도 팔아야 하느냐는 문제와 오를 때까지 팔지 않는다는 주장이 상충되는 게 고민이었다”고 언급한 바 있었죠.


그러다 지난 7일 우리금융 주가가 1만85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합니다.
주가가 상당 부분 회복되자 정부는 미뤄지고 있던 지분판매를 재개한 거죠. 은 위원장도 “올해는 조금이라도 오르면 큰 틀에서 파는 것이 낫다 고 생각했다”고 설명했고요.


판매방식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국내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외국계인 JP모건을 통해 국내외 기관투자자에게 판매했습니다.
블록딜이란 대량 주식을 보유한 매도자가 미리 매수자를 구한 뒤 장이 끝난 이후 지분을 넘기는 거래를 말합니다.


매각가격은 8일 당시 종가(1만600원)에 0~2.5% 할인율을 적용한 1만335~1만600원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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