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서울 시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지난주 다시 확대됐다. 공공 주도 정비사업의 현금청산 우려로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이 매매가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 대비 0.03%포인트 커진 0.08%를 기록했다. 일반 아파트는 0.06% 오른 반면 재건축 아파트가 0.18% 올라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 2월26일 0.22% 상승한 이후 약 두 달여 만에 오름폭이 가장 높았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폭이 축소되는 분위기였다. 부동산114는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 활성화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되는 분위기"라며 "특히 강남구와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구별로 보면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도봉(0.2%) ▲노원(0.16%)이 상승률이 가장 컸다. 도봉은 거래 가능한 물건이 부족한 가운데 구축 아파트의 호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부동산114는 설명했다. 이어 ▲양천(0.16%) ▲용산(0.13%) ▲구로(0.12%) ▲송파(0.12%) 순이었다. 양천구에서는 목동신시가지 3단지와 7단지가 4000만~5000만원 뛰었다. 주요 재건축 추진단지 중에서는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2차,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가 1500만~5000만원 상승했다.
신도시는 전주 대비 0.04% 올랐다. 교통호재 기대감으로 수요가 유입된 평촌(0.14%)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 경기·인천은 전주 대비 0.07% 올랐다. 신도시 개발 기대감에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시흥(0.27%) 일대로 수요가 쏠렸다.
전세시장 역시 올해 들어 입주물량이 많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약세 전환했던 전세가격 흐름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온 분위기다. 서울은 전주 대비 0.04% 올랐다. 지난주 5개 자치구에서 하락했지만, 이번주는 강동구 외에 하락한 지역이 없었다. 신도시는 0.02%, 경기·인천은 0.04% 상승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오 시장 당선 확정 후 민간 주도의 재건축 사업을 선호하는 강남권과 양천구 목동, 영등포구 여의도 등에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분위기"라며 "서울 도심에서의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필수적인 만큼 재건축 주도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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