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2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의 4월 통화정책회의가 열린다. 지난달 회의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긴급 매입 프로그램(PEPP)을 통해 채권 매입 규모를 늘리기로 했는데, 이달에는 시장에 대한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주 증시 관전 포인트로 ECB의 회의 결과를 17일 꼽았다. ECB 위원들이 시장에 대한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관심사다.
지난달에는 회의는 시장에 큰 의미를 주지 못했다. ECB는 금리 오름세가 자칫 금융 여건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올 2분기 PEPP을 통해 채권 매입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매입 가이던스는 제시하지 않았고, PEPP 매입 한도(1조8500억유로)도 조정하지 않았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회의에서 ECB 위원들의 본성(물가 안정 중시, 시장 개입 지양)이 다시 수면 위로 부각될 가능성이 일부 엿보인다고 전망했다. 먼저 미국이 세계 경제 정상화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대규모 경기부양 계획을 발표하고 백신 접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자산 매입 축소 전에 고용시장 등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확인해야 한다"며 경기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한 유럽 최대 명절인 부활절 연휴 이후로 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이어 지난달 회의에서 확대하기로 한 PEPP 채권 매입 규모가 예상보다 저조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지난 3월 월간 매입 규모는 지난 2월에 비해 약 60억유로 늘어난 659억유로에 그쳤다. 4월 매입 규모는 9일 현재까지 약 277억유로(일평균 39억6000만유로)에 불과하다. 현재 추세라면 4월 매입량은 지난 2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난 8일 국제통화금융위원회에서 "우호적인 금융여건이 유지될 경우 PEPP 전액이 사용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라가르드 총재가 지난 9일 CNBC를 통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조치가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빠른 회복 움직임을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더하는 발언이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만일 Fed와 달리 섣부른 낙관론에 기대어 지난 1월의 경험을 되풀이한다면, 인민은행의 사뭇 다른 행보와 함께 주요국 중앙은행의 탈공조(Decoupling) 시작으로 인식될 가능성을 일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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