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준이 기자] 김기현 의원은 부동산 정책과 코로나19 백신 확보 문제에서 초당적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략(智略)형 야전사령관’을 표방하며 투쟁력을 내세운 그이지만 국민 삶의 핵심 문제에 있어선 대화와 타협을 강조한 것이다.
김 의원은 22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새 원내대표가 먼저 다뤄야 할 분야는 부동산 정책과 백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수준으로) 집값이 안정되면 파멸이다. 주택 공급을 통해 집값을 하락시켜야 한다"면서 "세금도 인하해 어떻게 세부담을 적정하게 할 것인지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정부·여당이 이와 관련해 합리적 대책을 제시하면 "지원하겠다"며 "그래서 대화와 타협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 생활과 안전·경제 등 모든 것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게 백신"이라며 "백신보다 중요한 게 없는데, 확보를 위해서라면 초당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확보를 위해서라면 미국에 ‘국회 사절단’이라도 보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해 사절단이 꾸려진다면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손잡고, 아니 껴안고라도 가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대화와 타협을 언급했지만 야당으로서 투쟁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필요하다면 끝까지 싸우겠다" "싸울 때는 목숨 걸고 싸운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을 저지하기 위해 진행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당시 야당 첫 주자로 발언에 나섰다. 김 의원은 "한 10시간은 하려고 기저귀를 차고 올라갔다"면서 "그런 결기를 보여줘야 당이 주눅 들지 않고 힘을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도 고시 동기로 잘 아는 사이지만 퇴진 시위에 앞장섰다"면서 "추운 날씨에 대법원에서 맨바닥에서 자겠다고 버티면서 면담을 성사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내대표로 선출된다면 여당 원내대표와 만나 "대화와 타협 원리에 따라 국회가 운영될 수 있도록, 일방적이고 독선적 강행 날치기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국회 전통과 관습법을 지키자고 건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상임위원장 배분과 관련해서는 "요구하지도, 구걸하지도 않겠다"고 했지만 "(여당이 차지한 상임위원장은) 도둑질한 장물인데 이것은 돌려줄까 말까 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돌려줘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야권 내 논의 중인 야권 통합과 관련해서는 자연스러운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40%를 확보하는 순간 자연스레 이뤄질 것"이라며 "그때까지 실력을 쌓고 국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혁신하고 역동적으로 나서면 통합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통합은 인위적으로 당기거나 미룰 필요가 없다"면서도 "야권 통합의 효과가 가장 높을 때가 언제인지 보면서 접근해야 한다"며 "무조건 통합이나 합당만 강조하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