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KB증권이 줌인터넷과 함께 만든 새로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이르면 다음달 내놓는다. 토스증권의 MTS가 큰 인기를 끌자 하반기 출시 예정인 카카오페이증권의 MTS에 앞서 서둘러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줌인터넷이 함께 만든 테크핀(기술+금융) 합작법인 '프로젝트바닐라'는 이르면 다음달 중 새 MTS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1차 시연을 마치고 이번주부터 2차 테스트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지만 토스증권의 MTS가 예상 이상의 흥행을 거두면서 출시를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카카오페이증권이 MTS를 출시해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2030세대 '주린이(주식+어린이)'를 대거 유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앞서 토스증권은 지난 16일 신규 증권 계좌 수가 20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달 15일 MTS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신규 계좌 100만개를 돌파한지 이틀 만에 100만개가 더 불어난 것이다. 신규 계좌 개설 고객 중 2030세대 비중은 약 70%(140만명)에 달했다.
프로젝트바닐라 측은 '주린이'와 기존 투자자 모두 아우르겠다는 노선을 잡았다. 토스증권 MTS가 각종 복잡한 기능과 용어를 알기 쉽게 간편화한 점이 크게 호평을 받았지만 참고하는 봉차트와 이동평균선 등이 사라져 기존 투자자들은 다소 불편함을 느낀 점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기존 증권사 MTS와 달리 토스증권처럼 '주린이'들이 손쉽게 주식 투자를 시작할 수 있도록 각종 정보를 손쉽게 표현하고 구성하기로 했다. 어떤 업종과 종목을 투자할지에 대한 정보를 보다 직관적으로 풀어서 콘텐츠 형식으로 제공할 계?括甄? 또한 기존 주식투자자들을 위해 기존 증권사 MTS가 가졌던 기능들도 빼놓지 않았다. 현 토스증권 MTS가 우선적으로 '주린이만'을 집중 공략한다면 프로젝트바닐라의 MTS는 '주린이도' 공략하는 전략인 셈이다.
구대모 프로젝트바닐라 대표는 "기존 증권사 MTS의 경우 수많은 정보와 기능이 갖춰져있는데 너무 복잡하게 배치돼 있는데 이를 조금만 정돈해도 훨씬 불편함을 덜 수 있다"며 "아예 기능을 뺀 다른 간편 MTS와 달리 처음에는 밋밋하고 단순하지만 이용할 수록 자신에게 최적화된 기능들을 적시에 쓸 수 있어 마치 게임처럼 레벨이 올라가면 쓸 수 있는 무기들을 준비해둔 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프로젝트바닐라 MTS가 당분간 기존 KB증권의 MTS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KB증권 MTS인 '마블(M-able)'도 독자적인 고객층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새 MTS가 나왔다고 교체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구 대표는 "우선 주린이를 위한 간편함과 알기 쉬운 투자 정보 제공과 함께 오래된 주식 투자자들에게도 유용한 각종 투자 정보를 복잡했던 기존 MTS와 달리 직관적으로 제공하면서 고객 확보에 힘 쓸 것"이라고 강조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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