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가치 투자를 표방해 시장으로 나온 스타일 ETF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투자자의 안목이 높아지면서 투명한 투자처와 확실한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하려는 이들이 많아진 결과다. 가치주 ETF들이 떠난 자리는 테마형 액티브 ETF들이 채울 예정이다.
2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7일 총 8종의 ETF가 상장 폐지된다. 이중 가치주에 투자하는 ETF는 3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2종)과 KB자산운용(1종)이 운용하던 스타일 ETF들이다. 가치주 투자 열풍에 따라 뒤늦게 합류한 ETF들이다. 한 때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리기도 했지만 현재는 30억원 미만의 순자산이 운영되고 있다. 6개월 간 순자산 총액을 50억원 미만으로 유지하면 ETF는 상장 폐지 수순을 밟을 수 있다.
운용 업계가 상폐 수순을 밟기로 한 것은 유동성 흐름의 트렌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가치주라는 것이 시점에 따라 바뀌는 부분이 있다"며 "예를 들어 최근처럼 금융 쪽이 좋아지는 시점이 있고, 해운이나 조선처럼 시황을 타는 가치주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자금의 흐름은 어떤 한 종목의 가치주로 보고 투자하기 보다는, 섹터나 테마에 치우쳐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요즘 매니저들도 가치와 성장을 완벽하게 구분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가치주 ETF가 퇴출되면서 운용사들은 테마형 ETF 출시에 열을 올릴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4개 운용사에서 8개의 액티브 ETF를 출시한다. 대부분은 자율주행차 등 미래의 이동 수단에 투자하는 상품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종목처럼 최근 잘 나가는 테마에 집중해 최고의 수익률을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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