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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퇴직 양극화]5년 간 임피 7배 '↑'…늙어가는 국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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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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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5명 대 0명. 국내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의 지난해 명예(희망)퇴직자 수다.
시중은행이 매년 과감한 조건을 내걸며 대규모 명퇴를 유도하는 반면 국책은행은 2015년 임금피크제 공공기관 도입 이후 명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 뱅커들은 파격적인 혜택에 ‘챙겨줄 때 나가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70년대 생까지 짐을 쌌다.
하지만 국책은행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을 이유로 버티며 인사 적체 부작용을 감내하는 실정이다.


27일 아시아경제가 국내 은행 퇴직자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에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해 퇴직한 수가 2515명으로 나타났다.
최근 소매금융 철수를 선언한 한국씨티은행까지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할 경우 올해 시중은행 퇴직자 수는 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같은 기간 KDB산업·한국수출입·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3사는 단 한명의 명퇴자도 없었다.
만 55세 이상이 되면 임금이 매년 줄어들도록 설계된 임피제가 적용된 직원 수는 올해 1393명에 이를 전망이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편집자 주)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송승섭 기자]비용절감 차원의 인력 감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시중은행과 달리 국책은행들은 인력 구조조정에 손 조차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명무실한 명예퇴직 제도로 인해 올해 국책은행 3사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은 전체 직원의 1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면 상대적으로 한직에 배치되기 때문에 인력 운용의 비효율성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한국수출입·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3사의 올해 임피제 적용 직원 수는 1393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16년 222명에 불과했던 임피제 대상자 수는 5년 만에 7배나 뛰었다.
시장에서는 향후 2~3년간 임피제 인원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전체의 10%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피제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시중은행 대비 열악한 퇴직 조건 탓이다.
국책은행은 공무원 명예퇴직금 산정방식을 준용하고 있다.
기존 월급의 45%를 기준 급여로 삼아 남은 근무개월 수의 절반을 곱해 명퇴금을 계산한다.


사실상 국책은행의 명퇴금이 시중은행의 20~30% 수준에 불과하다 보니 대부분이 임피제를 선택해 퇴직금 보다 더 많은 돈을 받으려 하는 것이다.
실제 이들 3사에서는 임피제가 공공기관에 도입된 2015년 이후 단 한 번도 명퇴자가 나오지 않았다.
수천만원의 자녀 학자금과 전직 지원금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명퇴를 적극 권장해 인력을 감축시키고 있는 시중은행과 대조적이다.


점포 수도 시중은행과 역행한다.
이들 3사의 국내 지점 및 출장소 수는 2016년 707개에서 지난해 말 717개로 증가했다.
통·폐합으로 지점 수가 줄고 있는 민간 금융사와는 정반대인 셈이다.
직원 수는 2016년 1만6660명에서 이날 현재 1만8002명으로 8% 증가에 머물렀다.
한국형(K) 뉴딜, 코로나19 지원 등 해야할 국책 과제들이 첩첩산중이지만 인력 운용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3사의 일반 정규직 신규채용 규모는 같은 기간 304명에서 지난해 말 405명으로 100명 남짓 늘어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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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형 인력구조 효율성 떨어뜨려…개선책 요구 목소리 커

이처럼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못해 항아리형 인력 구조가 심화되면서 현실성 있는 명퇴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결정권을 쥐고 있는 정부는 다른 공공기관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고육지책으로 국책은행들은 임피제 돌입 나이를 늦추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현재 산은만 만 56세부터 임피제에 들어가고 수은, 기은은 만 57세로 연장했다.


전문가들은 관리자급은 많은데 실무자급이 부족한 현상이 계속돼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나가는 사람이 없을수록 신입을 뽑기 어려워지고 기존 인력들의 업무부담은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국책은행이 몸집이 큰 채로 유지되면 업무가 비효율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기조가 국책은행의 비대화에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정부가 공공부문에서 일자리 창출을 들고 나오면서 방만경영을 부추겼다"며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유인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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