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임온유 기자] 서울시가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의 장애물로 꼽혀온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한다. 시 주도의 '공공기획'을 도입해 평균 5년 걸리는 정비구역 지정기간도 단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매년 25개 이상의 정비구역을 발굴해, 2025년까지 13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이 같은 내용의 '재개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오 시장이 취임 이후 규제완화책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가 재개발부터 규제완화에 나서는 것은 재건축사업 보다 집값 자극이 덜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6년 이후엔 입주물량이 연평균 4000가구로 급감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효과까지 갖춘 재개발사업을 통해 주택공급을 우선 가동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규제완화 대책은 구역지정 요건이 까다롭고, 4단계의 복잡한 절차로 구역지정까지 평균 5년 이상이 소요되는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뒀다.
우선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한다. 오 시장은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고 법적요건(노후도 동수 3분의 2 이상, 구역면적 1만㎡ 등)만 충족하면 재개발 구역 지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재 재개발이 필요한 노후 저층주거지 중 주거정비지수제를 충족하는 지역은 14%에 불과하지만, 법적요건으로 기준을 완화하면 50%까지 늘어난다.
주거정비지수제가 폐지되더라도 주민동의 등의 절차는 강화하고 또, 간소화한다. 현재 정비구역이 지정되려면 주민제안·사전타당성 조사·정비구역 지정 등 총 3단계에서 주민동의율을 충족해야 한다. 서울시는 이 중 사업초기인 주민제안 단계에서의 동의율은 기존 10%에서 30%로 강화하고, 대신 사전타당성 조사단계에서는 주민동의를 폐지한다. 오 시장은 "사업초기 분명한 주민의사를 확인하면 속도가 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주도하는 '공공기획'도 도입한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려면 사전타당성조사부터 기초생활권계획수립, 정비계획 수립을 거쳐야 하는데 기존엔 주민이 제안하고 자치구가 계획을 수립하다보니 통상 5년의 기간이 걸렸다. 서울시는 이 절차를 시가 전담하는 한편 사실상 사전타당성조사를 통합·폐지해 기간을 2년으로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외에 재개발해제구역 중 노후화·슬럼화돼 주거환경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지역은 주민합의에 따라 신규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2종 일반주거지역 중 7층 높이제한 규제도 폐지한다. 또 매년 재개발구역 지정 공모를 실시해 연 25개 이상 구역을 발굴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규제완화책을 시행하기 위해 우선 오는 10월까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안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매년 2만6000가구, 2025년까지 총 13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구상이다. 오 시장은 "최근 10년 간 주택공급 기회감소를 만회해 나가겠다"며 "동시에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의 확고한 원칙 아래, 필요하다면 서울시의 권한을 총동원해 추가 대책도 지속적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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