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지을때 발생한 분쟁 이야기들[성호건의전지적토지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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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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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벚꽃이 만개했던 모습이 조금씩 초록 빛으로 덮여가고 있다. 봄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 토지와 주택 거래량이다. 필자 역시 이번 주에는 1일 1계약을 할 정도였다. 6년간 토지·전원주택 중개업을 하면서 이 정도로 활발한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시장의 거래량이 달라졌다. 은퇴자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후로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수요층 역시 눈에 띄게 늘었다. 기존보다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며 확실히 이전보다 정보에 밝아져가는 긍정적인 느낌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실제 현장에서의 시공 경험은 없기 때문에 기준이 잡혀있지 않은 듯하다. 1년에 최소 10건 이상의 시공현장을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항상 새로운 시공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이니 어찌보면 당연하다. 시공사마다 공법이 다르고 고객마다 니즈가 다르다. 따라서 시공사와의 분쟁을 가장 효율적으로 줄이기 위한 방법은 자재 하나하나를 알려고 하기 보다 현장에서 발생했던 경우의 수를 많이 접해보고 현명한 해결방법들을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다. 필자가 실제 겪었던 시공상황에서의 분쟁들을 공유해보겠다. ◇ 이기적인 소비자에 시공사도 골치 아파 필자가 시공사를 소개하는 중간 입장에서 겪었던 일이다. 문의를 한 손님의 옆집이 철근콘크리트 주택을 짓는 데 평당 660만원에 계약했다. 문의한 손님은 같은 골조인 철콘 주택을 평당 500만원에 계약했다. 당연히 같은 철골조이기 때문에 다른 자재들에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나 옆집은 30평형을 지은 반면 자신의 집은 17평형이다. 집은 작게 지을 수록 시공 평단가는 올라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집보다 조금 먼저 올라가는 옆집을 보며 처음 약속됐던 것과 달리 모든 자재를 똑같이 해달라고 한다. 계약금액이 달라 불가능하다고 얘기하는 데도 손님은 오히려 ‘왜 자기네 집만 대충 지으려고 하냐’고 성낸다. 심지어 같은 자재로 지으려고 하면서도 올라가는 시공비는 물론 이미 진행되고 있는 시공비 조차 지급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왜 공사가 늦어지냐’며 또 화를 낸다. 시공사가 자금 압박을 느끼게 되면 공사는 당연히 지연되고 그런 만큼 더 많은 인건비와 비용소모로 단가가 더 올라가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여기에서 시공사와 고객 사이에 또다른 마찰이 생긴다. 고객은 본인의 이기적인 생각은 하지 않고 시공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만 문제를 삼는다. 심지어 손해배상을 요구하겠다며 엄포를 놓기도 한다. 비일비재한 사례다. 적어도 이런 경우 만큼은 시공사를 편들어 주고 싶다. 아니 그게 맞다. 항상 모든 계약에는 자신이 챙겨야 하는 권리도 있지만 그에 해당하는 의무도 있는 법이다. ◇ 도면만 가지고 대장목수를 시키면 더 싸게 지을 수 있다? 시공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사람을 잘못 만나면 대장목수를 쓰는 것이 훨씬 골치 아프다. 대장 목수가 실제로 공사를 하다보니 추가되는 금액이 많고 갑질이 난무한다. 임금만 요구하고 공사는 늦어졌다. 중간에 대장목수를 바꾸자니 시공사를 바꿀때보다 더 힘들다. 그나마 건축주가 시공을 알면 골조만 완성돼도 거기에 맞춰 내외장재 공사를 진행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중간에 손도 못 대고 더 헤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의 경우 시공을 어느 정도 알기 전까지는 항상 두 목수를 쓰고 더블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랬는데도 대장목수가 현장의 물품도 하나둘 가져가는데다 심지어 한 번 큰소리를 낼 때면 바로 본인을 포함한 일당 목수들과 함께 현장에서 도망가서 며칠 동안 나오지 않기도 했다. 그들은 하루 일당으로 살기 때문에 조금 불안하거나 마음에 안들면 사전에 상의도 없이 다른 공사 현장을 미리미리 수소문 해놓는다. 따라서 시공사에서 견적을 받아 싸게 지을 수 있다는 말만 듣고 대장목수에게 직접 의뢰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본인이 시공에 대해 모르고 매일 한 번씩 현장에 갈 수 없다면 큰 코 다칠 수 있다. 시공과정에서는 꼭 한 쪽 만의 책임으로 분쟁이 발생하지 않는다. 처음 계획과는 달리 각자의 이해가 조금씩 달라지면서 틀어지는 경우가 많다. 절대로 싸게 좋은 집을 짓겠다는 지나친 욕심은 삼가하길 바란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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