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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오주연 기자] 영남후보론은 주요 여론조사에서 다소 낮은 지지율을 받고 있는 대선주자 김두관의 제1무기다. 여당 후보군 중 유일하게 영남을 정치기반으로 갖고 있다는 장점을 그는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더 무슨 말이 필요한가"라고 되물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일고 있는 ‘대선후보 경선 연기론’에 대해선 ‘흥행을 위해 연기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여권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을 두고선 "복지체계를 완전히 뒤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를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했다.
불평등 해소 위한 기본자산제 자산격차 보완해주자는 것 이재명 기본소득과 궤 달라
◆양극화·불평등 해결이 대선 출마 정신= "정권 재창출에 이 만한 경쟁력이 또 어디 있느냐." 영남후보론은 호남 기반 정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영남 출신을 후보로 뽑아야 한다는 전략이다. 영호남 인구수 격차 극복 의미도 크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현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도 이 전략 위에서 해석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이 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이른바 여권 ‘빅 3’에 없는 자신만의 비교 우위를 이렇게 설명했다. 군수·도지사·국회의원 선거 승리 5번 중 4번을 영남에서 거뒀다. 김 의원은 자신을 ‘경남의 아들’, 경남을 ‘어머니의 품’이라고 칭하며 "(빅 3가) 여당 텃밭(호남)에서 받는 지지세로는 본선에서 세 확장 효과가 없다"고 단언했다.
인터뷰는 출신의 이점을 넘어 김두관만의 비전이 무엇이냐는 쪽으로 이동했다. 그는 "불평등 해소·분권 국가·균형 발전, 이 세 가지가 시대정신"이라고 했다. 불평등 해소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는 ‘국민기본자산제’를 제시했다. 모든 신생아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이 돈을 전문 기관에 맡기고 20년 후에 6000만 원 정도로 돌려 받는다. 목돈을 받은 청년은 대학 등록금을 낼 수도 있고, 몇 명이 돈을 모아 창업자금이나 주거시설 마련에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김 의원은 기대했다.
그는 "가능한 재원 범위 그리고 청년이 ‘자산’이라 느낄 만한 금액으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 해 태어나는 신생아(27만 명 기준)에게 3000만 원씩 주려면 1년에 8조 1000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 한 해 국가 예산 600조 원의 1.4% 정도라 부담이 크지 않다고 했다. 부모 자산에 따라 ‘금수저·흙수저’ 등으로 계층이 나뉜다는 자조 섞인 표현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김 의원은 "적어도 동수저나 은수저가 될 기회는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지난해 상속증여세로 걷힌 금액이 10조 4000억 원이고, 이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면서 "상속증여세를 특별회계로 묶어 자산 불평등 해결을 위해 사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상속증여세를 ‘목적세’로 사용함으로써, 상속증여세에 사회적 지분이 들어있다는 철학적 의미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분권·균형발전 노력 보수정권 집권 뒤 훼손 청와대·국회 지방 이전 추진 대법원·헌법 재판소도 옮겨 사법신도시 만들어야
◆이재명 기본소득과 출발점부터 달라= ‘기본 시리즈’는 당내 경쟁자인 이 지사의 ‘트레이드마크’다. ‘이재명 기본소득’과 뭐가 다르냐는 질문에 김 의원은 "궤가 다르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 지사의 기본소득 개념은) 기술 진보와 산업 구조 변화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제 하에 기본소득을 보장해주자는 것이지만, 기본자산은 자산격차를 보완하자는 차원이며 4차 산업혁명으로 오히려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출발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기본소득은 장기적으로 1인당 월 50만 원씩 1년에 600만 원을 주자는 것인데 한 해 예산의 절반인 318조 원 정도가 든다"며 "이는 복지체계를 완전히 뒤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소득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기존 아동수당이나 기초생활수급 제도 등을 모두 손 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부터 5차례에 걸쳐 기본자산 토론회를 열어온 그는 관련 법률안도 발의하고 서적도 출간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누구보다 깊이 고민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국회 이전하고 사법 신도시 신설해야= 김 의원은 서울 중심의 국토 개발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하는 중장기적 국가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김두관만의 대선 어젠다를 이끌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추진했던 지방분권·균형발전 노력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훼손되고 사라져 또다시 수도권 집중화를 불러왔다는 문제의식이다. 구체적 대안으로는 ‘행정수도의 완성’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국회는 부분이 아니라 완전 이전해야 하며, 청와대 역시 지방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도 이전해 ‘사법 신도시’를 세워야 한다는 방안도 내놨다.
김 의원은 자신의 이 같은 정책 구상을 다른 대선 주자들과 활발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현재 당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경선 일정 연기론’에는 찬성하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당 지도부가 결정할 사안이라 대선 주자인 내가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면서도 "국민의힘은 11월이 지나 마스크 벗고 대규모 경선을 치러 흥행을 시키는데, 민주당이 예정대로(9월) 경선을 진행하려면 띄엄띄엄 의자 놓고 마스크 쓰고 해야 한다. 무엇이 당을 위해 나은 선택이겠는가"라고 물었다.
존재감 내기 시작한 '리틀 노무현' "국민 검찰 신뢰 낮아 윤석열 선택 안 할 것"

2012년 김두관 당시 경남도지사는 대선 경선에 출마한다며 2년 차 지사직을 던졌다. 9년이 지난 2021년 그는 당시 결정을 ‘오판’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9일 출간하는 자서전 ‘꽃길은 없었다’에 이와 관련한 고백이 담겨있다고 한다. 김 의원은 "나만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건 큰 오판이었다"면서 "그간 시련의 시간도 있었고 국회의원을 두 번 하면서 국정을 보는 안목도 더 익혔다. 더 많이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1995년 남해군수 당선으로 정치 이력을 시작한 그는 2003년 노무현 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직을 거치면서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무특별보좌관도 거쳤다. 2010년 경남도지사에 당선됐지만 2년 뒤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2016년 김포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2020년에는 현재 지역구인 경남 양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김 의원은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내부를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아파트값 상승을 놓고는 "전적으로 민주당 책임"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선 당이 보다 결연한 의지와 분명한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부동산 특별위원회의 부동산 세제 후퇴 논란에 대해서는 "빚내서 집사는 게 최고의 투자라는 메시지"라고 꼬집었다.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국민이 (대통령으로)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범죄인이냐 아니냐’를 수사하고 판단하는 업무에 종사한 그에게 어떻게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있냐는 것이다. 김 의원은 "국민은 검찰이 어떤 조직인지 눈으로 보아왔고 잘 알고 있다. 신뢰가 크지 않은 집단이다"라며 "국가 지도자는 종합 행정가이자 정치가의 자질과 경험을 두루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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