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전쟁' LG·SK, 2년 만에 극적 합의…합의금 2조원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2년간 ‘배터리 전쟁’을 벌여온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의금 2조원에 분쟁을 마무리지었다.
양사는 11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되고 있는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하기로 합의했다”며 “이에 따라 2019년 4월부터 진행된 모든 소송절차는 종결됐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현재가치 기준 총액 2조원(현금 1조원+로열티 1조원)을 합의된 방법에 따라 지급하고 △관련한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며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공동 입장문을 내고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합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신 한국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감사 드린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분쟁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정책, 조지아주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됐다.
무엇보다도 2022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앞둔 포드 및 폭스바겐 등 고객사들의 변함 없는 믿음과 지지에 적극 부응해 앞으로 더 큰 파트너십으로 발전해 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된 점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미국 배터리사업 운영 및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됐으므로 조지아주 1공장의 안정적 가동 및 2공장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미국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산업 발전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추가 투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번 합의는 공정경쟁과 상생을 지키려는 당사의 의지가 반영됐으며 배터리 관련 지식재산권이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 뒤 “특히 이번 합의를 통해 폭스바겐과 포드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고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됨으로써 양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존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양사의 분쟁은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의 직원들이 2017년~2019년 SK이노베이션으로 대거 이직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LG에너지솔루션 측은 2019년 4월 자사 기술이 해당 직원들을 통해 SK이노베이션 측에 탈취됐다며 ITC에 영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본격적으로 법적 다툼에 돌입했다.
ITC는 지난해 2월 LG에너지솔루션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SK이노베이션이 조기에 패소하는 예비 결정을 내렸고 올해 2월 이를 확정했다.
ITC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해 10년간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도 결정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ITC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주기를 미국 바이든 정부에 촉구하는 등 수입금지 조치 무효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선 패배했지만 이후 별개로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벌인 특허 침해 사건에서는 ITC의 승소 예비판결을 받았다.
양사가 팽팽하게 대립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ITC 결정 거부권 행사 시한을 하루 남겨둔 상황에서 합의가 극적으로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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