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같은 수베로 감독, 팬서비스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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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시즌 초반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의 행동 하나하나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새로운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으면 이목을 끌기 마련이다.
특히 외국인 감독의 경우 더 그렇다.
KBO 리그에서 외인 감독은 흔치 않기 때문에 이방인의 행동 하나하나는 이슈거리가 되곤 한다.
앞서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의 와인투어, SK 시절 트레이 힐만 감독이 정의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제안한 펀치 세리머니까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으로 눈길을 끌었다.
올시즌 몇경기 치르지 않았지만 한화 수베로 감독은 충분히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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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서 수베로 감독은 스코어 1-14로 한화가 크게 뒤지자, 9회초 내야수 강경학과 외야수 정진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사실상 승부가 결정난 상황에서 투수진을 소모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선발투수 장시환이 3이닝동안 7안타 3볼넷 6실점(5자책점)하며 조기 강판됐고, 김종수(2.0이닝) · 윤대경(1.1이닝) · 윤호솔(1.2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경기를 끌고 갔다.
남은 투수는 필승조뿐인데, 이들을 굳이 패한 경기에 등판시킬 이유가 없다.
메이저리그(ML) 지도자 출신 수베로 감독은 두 야수에게 9회를 맡겼고, 아웃카운트 3개를 뺏어낸 뒤 이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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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본 팬들은 ‘신선하다.
재밌다’는 반응이다.
KBO 리그에서 흔히 볼수 있는 광경은 아닌 데다, 큰 점수 차로 패한 경기에서 ‘그나마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투수진 소모를 막은 건 물론, 확실한 팬서비스까지 제공한 셈이다.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SBS 스포츠 안경현 해설위원은 경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프로의 자세를 지적하며 “과연 입장료를 내고 이 경기를 봐야 하나 싶다.
저 같으면 안본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수베로 감독의 재치가 일석이조의 효과를 불러일으킨 투수 기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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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풍부한 수베로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여우’같은 행동으로 사령탑 역할을 이행 중이다.
지난 6일 문학 SSG 전에서 8회말 수베로 감독은 심판진에 거세게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그는 당초 66번 주현상을 등판시키려 했지만, 통역상 오류로 55번 강재민이 마운드에 서게 됐다.
이에 대해 수베로 감독은 심판에게 정정해달라고 10분간 항의했고, 항의는 4분 이상 넘길 수 없다는 리그 규정에 의해 퇴장당했다.
덕분에 강재민은 충분히 몸을 풀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다음날 수베로 감독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를 인정하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은 철저히 계산된 움직임으로 팀을 이끌고 있는 중이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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