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설움 털어낸 수아레즈의 진심 "선발 할 수 있어 기뻐"[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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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외국인선수 입장에서 KBO리그는 재기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다.
선발투수라면 특히 그렇다.
꾸준한 선발 등판을 보장받을 수 있고 맹활약을 펼치면 자연스럽게 빅리그 보장 계약의 문이 열린다.
메릴 켈리, 조쉬 린드블럼, 크리스 플렉센이 그랬고 어쩌면 다음 겨울 LG 앤드류 수아레즈(29)가 그럴 수 있다.
더할나위 없이 강렬한 첫 두 경기다.
수아레즈는 11일 잠실 SSG전에서 87개의 공을 던지며 8이닝 3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 ‘제로’를 유지했다.
지난 6일 수원 KT전에 이어 2승째를 거두며 LG의 1-0 승리를 향한 커다란 다리를 놓았다.
결과 만큼이나 과정도 뛰어났다.
이날 수아레즈는 최고 구속 153㎞ 포심 패스트볼과 150㎞ 투심 패스트볼, 그리고 143㎞ 슬라이더로 SSG 타선을 압도했다.
우타자 최정 상대로 과감히 몸쪽 슬라이더를 넣었고 좌타자 한유섬에게도 몸쪽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등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활용했다.
구위와 제구 모두에 있어 흠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
경기 후 수아레즈는 “지난 KT전보다 오늘 커맨드가 더 좋았던 것 같다.
KT전에서는 체인지업이 잘 안 됐는데 오늘은 체인지업이 잘 들어가면서 타자들의 밸런스를 흔들 수 있었다.
우리 수비수들도 몸을 날리며 도와줬다.
덕분에 삼진이 아니어도 타자를 잡을 수 있다는 확신 속에서 공을 던졌다.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이날 경기를 총평했다.
이어 그는 투구수가 90개가 안 됐음에도 완봉승을 노리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시간이 지나면 완봉승을 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하지만 아직은 스태미너를 신경써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하체에 스태미너가 떨어진 느낌을 받아 8회까지만 던지기로 했다.
여름이 다가오면 더 길게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고된 활약일지도 모른다.
지난겨울 KBO리그 복수의 팀이 수아레즈를 바라봤을 정도로 수아레즈는 ML에서도 수준급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빅리그 첫 해였던 201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7승 13패 평균자책점 4.49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 팀 전체적으로 고전한 시즌이었지만 수아레즈는 빅리그 1년차부터 가치를 증명해냈다.
그러나 그는 이후 2년 동안 제대로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19년에는 선발투수로 2경기 밖에 출장하지 못했고 코로나19로 인해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에는 아예 불펜에만 머물렀다.
수아레즈의 LG행이 확정됐을 당시 샌프란시스코 지역언론 머큐리 뉴스는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투수 육성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며 수아레즈와 이별에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수아레즈 또한 지난 2년에 대해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2년 동안 참 힘든 시간을 보냈다.
선발 등판을 원했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며 “지금 이렇게 한국에 와서 선발투수로 꾸준히 나갈 수 있어서 기쁘고 행복하다.
선발투수 풀타임 기회를 얻은 만큼, 이 기회를 잘 살리고 싶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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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로서 목표점 또한 뚜렷하다.
수아레즈는 ‘2경기에서 굉장히 잘 했는데 앞으로 더 보여줄 게 있나?’는 질문에 “모르겠다.
일단 목표는 꾸준히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다.
시즌 끝까지 컨디션 관리 잘해서 꾸준히 잘하는 투수임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선발투수로 돌아온 만큼 우타자 상대 피치터널을 꾸준히 연구하고 훈련한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터널링을 신경썼는데 이게 점점 더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이 있다”고 KBO리그 최고 투수 자리를 응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호흡을 맞추는 포수 유강남에 대해 “정말 대단한 포수다.
지금까지 호흡을 맞춰본 포수 중 최고가 아닐까 싶다.
오늘도 내 공을 정말 잘 잡아줬다.
포수로서 기량 뿐이 아닌 사람으로서도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다시 한 번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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