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언 슈퍼리그 출범...위협받는 챔피언스리그의 전통과 가치[SS취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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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지난 18일(현지시간) 12개 명문클럽들이 ‘유러피언 슈퍼리그’(ESL) 출범 계획을 발표하면서, 유럽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축구 종가’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즉각 “난센스”라고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고, 알렉산드르 세퍼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축구 애호가들의 얼굴에 침뱉기”라고 비난하면서 ‘ESL 출전선수의 UEFA 주관 모든 대회(1년 연기된 유로 2020, 2022 카타르월드컵 유럽예선 등) 출전 제한’ 방침을 발표하면서, 유럽은 사실상 축구전쟁에 돌입한 양상이다.
각국 리그 중간 주중 경기를 치르기로 한 ESL이 출범하면, 60년 넘는 오랜 전통과 가치로 유럽은 물론 지구촌 축구팬들의 지대한 사랑과 관심을 받아왔던 UEFA 챔피언스리그가 큰 위협을 받게 된다.
챔피언스리그의 주요 멤버들이, ESL로 빠져 나가는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ESL은 UEFA로부터 독립된(Breakaway) 리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6개 클럽(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리버풀, 첼시, 토트넘 홋스퍼), 스페인 라리가의 3개 클럽(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이탈리아 세리에A 3개 클럽(유벤투스, 인터밀란, AC밀란)이 ESL 창단클럽(Founding clubs)으로 참가해 더욱 파장이 크다.
유럽 3대 빅리그 명문클럽들이 없는 챔피언스리그를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가 일단 불참의사를 발표하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프랑스 리그앙의 파리 생제르맹도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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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는 UEFA가 지난 1955년 유러피언컵으로 창단한 유럽 최고의 클럽축구 대항전이다.
1992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유럽 각 리그 챔피언들을 비롯해, 상위 성적의 팀 등 총 32개팀이 한 시즌 8개조로 나뉘어 본선 조별리그(홈 앤드 어웨이)를 치른 뒤, 16강전부터 토너먼트를 벌여 유럽 클럽축구 정상을 가리는 대회다.
유럽 전역의 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본선에 앞서 예선도 치러지는 등 문이 크게 개방돼 있다.
유러피언컵 때는 각국 리그 1위팀만 참가하는 대회였지만, 흥행을 위해 지난 1992~1993 시즌부터 명칭이 챔피언스리그라는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1997~1998 시즌부터는 각 리그 1위 팀만이 아닌 상위권 팀들도 나갈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규모가 과거보단 훨씬 커지게 됐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모인 명문클럽들만의 경연장이 아닌, 유럽 클럽축구 변방국가들의 참여도 가능해 챔피언스리그는 그 가치를 더욱 인정받았다.
1955~1956 시즌부터 시작됐으니 6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레알 마드리드가 13회 우승으로 역대 최다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AC밀란(7회), 리버풀(6회), 바이에른 뮌헨(6회), FC바르셀로나(5회) 등이 그 뒤를 쫓고 있다.
역대 최다득점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35골)이고 리오넬 메시(120골)가 2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73골)가 3위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정위기에 빠진 명문클럽들이, 미국 투자은행 JP 모건의 천문학적인 돈 제시에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챔피언스리그를 내팽겨치고 새로운 리그로 눈을 돌렸다는 점에서 파장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앞으로 12개 창단클럽에 3개를 더하고 다시 5개팀을 더 추가한다고 하나, 축구 변방국가 클럽들의 출전은 사실상 더욱 어렵게 됐다.
축구의 가치는 무엇인가? 클럽들이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는 게 전부는 아닐 것이다.
비명문이나 변방 클럽들은 배제한 채, 명문클럽들끼리만 모여 최대 3200억원이 넘는 우승상금을 다투겠다니. 거대 자본의 힘에 무너지는 축구의 전통과 가치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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